↑ 지난 21일 오전 서울 식자재왕 도매마트 마포점에서 고객들이 식품구매를 하고 있다. 식자재왕 상생 프로젝트는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행사다. [사진 = 이승환 기자] |
추경호 부총리는 지난 26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서 "6~8월 6%대 물가 상승률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단기간 내 떨어지면 숨통이 트이겠지만, 상당기간 고물가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추 부총리는 이어 "기본적으로 최근 물가는 국제 유가상승, 원자재가격, 국제곡물 가격 급등의 영향을 필연적으로 받고 있다"며 "코로나19 대응 과정에 전 세계에서 돈이 굉장히 많이 풀렸기 때문에 물가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유럽 등이 30~40년 만에 최고 물가상승률을 보이고 있어 그 영향에서 우리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통계청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5월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5.4% 상승했다. 이는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날 추 부총리의 발언처럼 이달을 시작으로 3분기 동안 6% 이상 물가상승률을 기록할 것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도 5%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정부도 지난 16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4.7%로 상향 조정했다. 추 부총리는 고물가 원인에 대해 "대부분 해외발로 인한 것이지만, 최근 거리두기 제한이 완화된 데다 소비는 늘고 외식·서비스물가 상승도 이어지고 있어 물가 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추 부총리는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해서 "조만간 적정 수준의 전기요금 인상안을 발표할 예정이며,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누적된 것은 지난 5년간 잘못된 에너지 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새 원전 조성 중단과 준공시기 연기 등 신재생 에너지를 무리하게 추진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고 지목하면서 "국제 유가가 안정될 때는 문제가 없는데 지금과 같이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 발전단가 역시 급등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기요금을 올리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한전이 왜 적자가 됐는 지, 국민이 전기요금을 올리더라도 이해할만한 자구책이 필요하다"며 "불필요한 자회사 매각, 성과급 반납 등 자구책을 제시한 상황"이라고도 말했다.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지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국제식량가격 상승이 올 하반기 한국 물가에 상승압력으로 작용하고, 이것이 다시 시차를 두고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에 반영되며 내년까지 가격상승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날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국내 4인가구가 지출한 식비는 월평균 106만6902원으로 110만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전년 같은 분기보다 9.7% 증가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1일 '최근 애그플레이션 현황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주요 전망기관들은 하반기 중 곡물가격이 완만하게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구조적 요인과 작황부진, 수출제한 확대 등으로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면서 "국제식량가격 상승은 식량 수입의존도가 높은 편인 국내물가에 파급되며 올 하반기 중 물가에 상방압력을 더할 것"이라며 "국제식량가격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돼 가공식품, 외식 가격 상승압력이 내년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공식품과 외식부문을 구성하는 품목 대다수는 구입빈도가 높고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생활물가 품목에 해당해 체감물가를 통해 기대인플레이션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먹거리 물가 상승세는 소비자물가가 치솟는 데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1분기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3.8% 올랐고 이 중 외식 물가는 6.1% 뛰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5.4% 급등하며 13년 9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이중 외식물가는 전
5월 생산자물가는 1년 사이 9.7% 오르며 18개월 연속 상승했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도 반영된다. 따라서 소비자물가 상승압력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된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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