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사진 출처 = 연합 뉴스] |
24일 증권가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날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159억원을 순매수했다. 연기금이 '사자'세를 보인 건 지난 16일 이후 6거래일 만이다.
최근 일주일간 코스피가 연저점을 잇따라 경신하는 동안 연기금은 꾸준히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매도세에 더해 연기금까지 '팔자' 행렬에 동참하면서 지수는 2300선까지 밀렸다. 이같은 연기금의 매도세는 지난달부터 이어졌다. 지난 5월 2일부터 이날까지 연기금은 4248억원을 순매도했다. 올해 들어 두달 연속 매도 우위를 보인 건 처음이다.
통상 연기금은 증시가 급락할 때 국내 주식을 적극적으로 매수해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막을 연 지난 2020년 3월 지수가 큰 폭으로 빠지자 연기금은 같은달 국내 증시에서 3조원 가량 순매수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연기금은 증시 소방수 역할을 쉬어가고 있다. 연기금은 지난 한 해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24조1329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압박했다.
올해도 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지수가 지난 1월 21일부터 27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800선에서 단숨에 2600선까지 밀렸을 때도 연기금은 이 기간 매일 '팔자'세를 보이며 개미들의 원망을 샀다. 지난 1월 한달 동안 코스피는 10.56% 떨어졌는데, 연기금은 같은달 3210억원을 순매도하며 증시에 등을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2월 들어선 193억원 가량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돕는 듯했다. 실제 코스피는 지난 2월 한달 1.35% 상승했다. 하지만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가 같은달 각각 4704억원, 7983억원 사들인 것을 고려하면 연기금이 구원투수로서 역할을 해냈다고 보긴 어렵다. 또 지난 3월에는 외국인과 함께 재차 물량을 내놓으며 지수 하락을 압박했다. 다만 이땐 개미들이 하단 방어에 적극 나서 코스피는 한달간 2.17% 상승했다.
시장에선 당분간은 연기금에 구원투수 역할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보고있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줄여나갈 거란 전망에서다. 국민연금이 지난달 심의의결한 '2023∼2027년 국민연금 기금운용 중기자산배분안'에 따르면 올해 말 국내주식 목표비중은 16.3%로 결정됐다. 하지만 이미 지난 3월 국내주식 비중은 16.9%로 목표치를 웃돈다. 또 최근 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만큼 연기금의 매매 패턴을 예단할 수 없단 신중론도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연기금은 국민의 노후 자금을 안정적으로 관리한다는데 목표가 있는 조직으로 외부 상황과 독립적일 뿐더러 원칙을 갖고 투자에 나서는 조직"이라며 "연기금 역시 주가가 저점이라고 판단하면 매수에 나서고, 고점에 파는데 현재 연기금이 유의미한 매수세를 보이지 않는다는 건 증시가 저점이 아니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연기금은 국내 증시에서 물량을 덜어내는 와중
[김정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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