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피스는 죽음을 앞둔 환자들에게 편안하게 삶의 마지막을 준비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돌봄 서비스입니다.
'웰다잉(Well-Dying)', 죽음을 준비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호스피스를 찾는 환자들은 늘고 있지만, 정작 병상은 많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정태진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 기자 】
- "어머님 사진 예쁘게 찍어 드리려고"
- "아이 예쁘다!"
- "엄마 웃어"
- "추억이야, 이것도 추억"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송정숙 씨.
모든 항암 치료를 끝냈고, 더 이상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도가 없었습니다.
연명 치료를 중단하고 마지막 순간, 죽음을 준비하기 위해 호스피스 병동을 찾았습니다.
▶ 인터뷰 : 한정민 / 대장암 투병 송정숙 씨 딸
- "원래 있었던 병원에서 포기를 했어요. 항암도 안 되고 어떻게 방법이 없어서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참 힘들었어요. 지금은 엄마도 내려놓고, 저도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잘 계셨다가 가셨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고통도 없고 편하고 본인도"
호스피스는 임종을 앞둔 말기암 환자의 힘든 치료 과정을 조절하고, 미술 치료 등 심리적 교류를 통해 환자와 가족의 고통을 덜어주는 국가 지원 돌봄 서비스입니다.
건강보험이 적용돼 본인부담금 5%, 하루 2만 원 정도의 금액으로 호스피스 병동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종민 / 서울 서남병원 완화의료센터 사회복지사
- "최대한 집에 계시는 것처럼 편안하게 통증보다는 다른 곳에 집중하면서 생각을 전환하고 정서적으로 환기도 시킬 수 있도록…."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최근 호스피스를 찾는 사람은 늘어났지만, 입원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 인터뷰 : 문나연 / 서울 서남병원 완화의료센터장
- "(호스피스) 입원을 대기하고 있는 환자분들이 한 달 정도 대기를 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 수요에 공급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사람은 누구나 살고 누구나 죽기 때문에 존엄한 임종을 맞이하실 수 있도록 호스피스 기관들은 더 많이 있어야…."
1년에 암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8만 명이 넘지만, 전국에 입원할 수 있는 호스피스 병상은 1,600개뿐입니다.
영국의 호스피스 이용률은 95%, 미국은 50%를 넘기지만, 우리는 24%에 그치고 있습니다.
정부는 호스피스를 각종 호흡기 질환, 또 소아와 청소년에게도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전문가들은 국가 차원의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원혜영 / 웰다잉문화운동 공동대표 (전 국회의원)
- "무의미한 연명 치료 안 받겠다 결정했을 때 문제는 호스피스 병동이 많이 필요한데 이것은 병원의 수익에는 크게 기여하지 않습니다. 결국,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현재 1년에 40억 원에 그치는 정부 예산을 늘려 병원의 참여율을 높이는 한편, 사회적 논의도 폭넓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정태진입니다. [jtj@mbn.co.kr]
영상취재 : 안석준 기자,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
그래픽 :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