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자르가 잘 되길 바라요. 지금도 서로 잘 지내고 있는데, 세자르 감독이 한국 배구를 잘 이끌어 나가길 바랍니다."
한국 여자배구는 현재 고난의 길을 걷고 있다. 2020 도쿄올림픽 종료 후 김연경, 김수지(IBK기업은행), 양효진(현대건설)이 은퇴를 선언하면서 전력이 많이 낮아졌다.
이들 없이 치르는 첫 대회인 2022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힘든 여정이 계속되고 있다. 12실세트, 무득세트, 4전 전패로 1주차 일정을 마무리했다. 현재 여자부 최하위. 어느 정도의 어려운 길이 이어질 거라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지는 상상 못했다.
↑ 사진=국제배구연맹 제공 |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한국 여자배구를 이끈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도 응원의 한마디를 보냈다. 현재 라바리니 감독은 폴란드 여자배구 대표팀을 이끌고 대전에 위치한 KGC인삼공사 연습체육관에서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폴란드 대표팀은 오는 12일 2주차 경기가 열리는 필리핀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9일 대전에 위치한 KGC인삼공사 연습체육관에서 만난 라바리니 감독은 "세자르 감독이 국제 배구를 참고하고 방향을 잘 설정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은 설정된 방향을 잘 따르도록 해야 한다"라고 운을 뗐다.
말을 이어간 라바리니 감독은 "개인적인 의견을 낸다면 지금 한국은 새로운 김연경을 기다려야 할 때가 아니다. 한 명의 슈퍼스타가 그 나라에서 태어난다는 건 그야말로 기적 같은 일이다. 운에 기대면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폴란드와 한국은 지난 5일(한국시간) 2022 VNL 3차전에서 만났다. 당시 폴란드가 3-0 완승을 거뒀다. 동지가 아닌 적이 되어 한국을 만났다. 상대편 입장에서 본 한국의 전력은 어떨까.
그는 "새로 들어온 선수들이 많다. 아직 1주차 밖에 치르지 않았기에 뭐라 이야기하기는 힘들다"라며 "경기 전에 세자르 감독에게 선수들의 가능성에 대해 들었다. 한국의 모든 선수들이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아, 그리고 같이 했던 선수들을 만나 기뻤다"라고 웃었다.
지난 3년 동안 한국 대표팀에서 수석코치로 함께 했던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이 이제는 한국의 수장이 되었다. 세자르 감독은 어쩌면 라바리니 감독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한국 대표팀 감독이 되었다. 팀을 이끌던 중심 선수들도 은퇴했고, 또 2024 파리올림픽 출전권 부여 방식이 변경되면서 부담감이 더 커졌다. 세대교체까지 해야 한다. 친구의 마음 고생을 잘 알고 있는 라바리니 감독. 고생하고 있는 친구에게 덕담의 한 마디를 건넸다.
라바리니 감독은 "세자르 감독을 적으로 만나 느낌이 이상했다. 그래도 만나 기분이 좋았다. 난 나의 친구 세자르가 잘 되길 바란다"라며 "물론 지금도 세자르 감독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세자르 감독이 한국 배구를 잘 이끌어 나가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이 인내심을 갖고 한국 배구가 나아가는 길을 지켜봐 주길 바란다. 완전체로 훈련한지 얼마 안 된 걸 알고 있다. 긍정적인 자세와 할 수 있다는 의지만 있다면 한국 배구는 더 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라고 힘줘 말했다.
[대전=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