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170㎝ 중반 남성들, 스포츠 머리였으나 조폭·군인 아냐"
↑ 개구리소년 실종사건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한 브리핑. / 사진=연합뉴스 |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이 장기 미제사건인 '개구리소년'의 목격자라고 주장하는 누리꾼이 나타났습니다.
오늘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31년 전 개구리소년 목격자 최소 4명 중 1명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개구리소년 사건이 발생한 1991년 당시 여의도 고등학교 1학년이었다고 밝힌 글쓴이 A씨(48)는 "잔가지들은 세월이 흘러 왜곡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내가 본 것은 하늘이 뒤집어져도 사실이다. 부디 널리 퍼져서 범인들 잡는데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다"고 운을 뗐습니다.
A씨는 해당 내용에 대해 2020년 대구경찰청 미제사건 전담팀에 제보했으며, 2010년엔 다음 '개구리 소년 찾기 카페'에 올렸다 강제 퇴장을 당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2006~2007년경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제보했고, 2000년쯤 대구경찰서에 문의해 담당자를 바꿔달라고 했지만, 연락이 오지 않았었다고 말했습니다.
↑ 아이들과 남성들이 앉은 버스 좌석 배치도. / 사진='보배드림' |
A씨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3월 말 3시30분~40분쯤 A씨는 하교 후 집으로 가기 위해 학교에서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인 여의나루 선착장 부근에서 68번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이때 당시 신대방동에서 서울역까지 가는 노선이 동일했던 145번 또는 76번 버스가 정차했고, 이 버스의 맨 뒷좌석 창문은 활짝 열려 있었습니다.
A씨는 "며칠 동안 세수 안 한 땟국물 가득한 상태의 얼굴을 한 아이들 5명이 맨 뒷자리에 앉아있었다"며 "딱 보니 앵벌이 하는 것처럼 보이는 아이들은 한강과 63빌딩을 보고 엄청 신기해하면서 떠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A씨는 "그때 아이들 앞에 앉아있던 20대 중·후반으로 추정되는 남성 두 명이 아이들을 조용히 시켰다"며 "애들은 순간 움칫하면서 조용히 했으나 신나보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특히 가장 뚱뚱한 아이와 가장 마른 아이가 눈에 확 들어왔다. 얘네는 남성 2명의 눈치를 살피면서 흥분해있었다"고 했습니다.
남성들은 키 170㎝ 중반의 마른 몸매에 스포츠머리 스타일, 기지 바지를 입고 있었습니다. 두 사람 서열은 달라 보였다는 게 A씨의 주장입니다.
그는 "한 남성은 좀 온순해 보였고, 또 다른 남성은 눈매가 날카로웠다"며 "눈매가 날카로운 남성이 온순한 남성에게 아이들을 조용히 하라고 시켰다. 당시 조폭 아니면 군인이라고 생각했는데 조폭에 더 심증이 갔다. 지금 생각하면 조폭은 아닌 것 같고, 군인이라고 하기에도 도저히 상상이 안 간다"고 했습니다.
이어 "앵벌이 하려고 아이들을 납치한 것도 아닌 것 같다. 아이들은 분명 그들을 무서워했지만 두려워하지는 않았다"며 "당시 상황이 정말 이상했다. 노숙자 같은 아이들과 그들을 감시하는 남자 두 명. 그리고 버스는 사람들을 태우고 떠났다"고 설명했습니다.
목격 다음 날 학교에 시험이 있어 일찍 하교했던 A씨는 자택에서 낮 12시쯤 TV를 틀어 '생방송 개구리 소년 찾기'라는 방송을 시청했습니다. 그 방송에선 공교롭게도 "아이들이 사라진 지 일주일 되었다"고 보도됐고, A씨는 실종된 '개구리 소년' 아이들이 자신이 버스에서 본 그 아이들이라고 확신했습니다.
다만 A씨는 방송국에 제보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당시 가장 많은 제보가 들어온 것은 A씨가 봤던 버스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10여 건의 제보 중 145번인가 76번 버스에서 목격한 같은 버스이동시간대, 각기 다른 정류장, 다른 사람 3~4명의 제보가 있었다"며 "난 안심하고 금방 찾겠구나 하는 생각에 전화기를 내려놨다"고 설명했습니다.
↑ A씨는 각각 다른 정류장(동그라미)에서 3~4명의 목격자가 자기와 같이 아이들을 목격했다고 주장했다. / 사진='보배드림' |
A씨는 "그날 분명 아이들은 서울에 있었다. 다음 날 언론에 노출되자 어느 순간 살해한 것이 분명하다"면서도 왜 남성들과 아이들이 버스를 탔는지 의문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개인적으로 신대방동과 서울역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대방동에는 왜 갔을까? 서울역으로 가서 대구로 내려갔을까? 그러면 목격자가 많을 텐데"라며 "버스 운전기사님을 찾아야 한다. 분명 기억할 거다. 나 빼고 제보자 모두가 탑승객이었다. 남성들과 아이들이 어디서 타고 내렸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끝으로 A씨는 "30년이 지났다. 나는 지금도 그 아이들만 생각하
그러면서 "이제까지 범인을 잡지 못했으니 누리꾼들이 한 번 잡아봤으면 한다. 유가족분들께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