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삼바 축구를 넘어서는 것은 쉽지 않았다.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 랭킹 1위 브라질과 친선경기에서 1-5로 패했다.
경기 초반이었던 경기 시작 6분만에 히샬리송에게 선제골을 내준데 이어 전반 37분 네이마르에게 페널티킥 골을 허용했다. 황의조가 전반 30분 뛰어난 개인 능력으로 추격골을 터뜨렸지만 브라질을 넘어서긴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한국과 브라질의 역대 전적은 1승 6패가 됐다. 지난 2019년 11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열린 평가전 당시 0-3 패배에 이어 2경기 연속 완패를 당했다.
↑ 사진(상암 서울)=김재현 기자 |
이날 파울로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과 치치 감독이 이끄는 브라질 대표팀 모두 최정예 멤버를 선발로 내세웠다.
한국은 4-3-3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김승규가 골문을 지키고 김영권-권경원-홍철-이용의 포백 라인에 섰다. 정우영, 황인범, 백승호가 중원을 지킨다. 최전방 쓰리톱은 황희찬, 황의조, 손흥민이 나선다.
브라질도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웨베르통이 골키퍼 장갑을 꼈고 다니 알베스, 티아고 실바, 마르퀴뇨스, 산드로가 포백라인을 꾸린다. 카세미루, 루카스 파케타, 프레드가 중운을 구성하고 전방 스리톱은 네이마르, 히샤를리송, 하피냐가 출격했다.
↑ 사진(상암 서울)=김재현 기자 |
브라질은 경기 시작부터 한국의 골문을 노렸다. 하지만 전반 1분 히샬리송이 오프사이드에 걸렸고 3분 파케타의 슛도 김승규에게 막혔다.
전반 4분만에 한국도 황의조가 우측에서 공을 잡고 드리블하며 좋은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지원이 부족해 고립되면서 기회를 놓쳤다.
전반 6분만에 브라질의 선제골이 나왔다. 브라질의 풀백 산드로가 오버래핑을 통해 페널티박스로 파고들었고, 컷백으로 프레드에게 낮은 크로스를 연결했다. 이어진 프레드의 슈팅이 공교롭게도 문전에서 기회를 노리던 히샬리송에게 연결됐다. 히샬리송은 논스톱 슈팅을 때렸고 김승규에게 맞고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브라질의 파상공세는 이어졌다. 전반 7분 네이마르가 현란한 개인기를 앞세운 드리블로 한국 수비진을 무너뜨리고 하피냐에게 패스를 연결했지만 후속 슈팅이 뜨고 말았다.
전반 11분 한국의 회심의 공격이 상대 호수비에 막혔다. 중원에서부터 길게 넘어온 공을 좌측의 홍철이 받아 침투하던 손흥민에게 연결했다. 손흥민은 침착한 트래핑 이후 한 차례 접는 페인팅 동작 이후 슈팅을 연결했지만 상대 수비에 막혔다.
↑ 사진(상암 서울)=김재현 기자 |
특히 네이마르는 프리롤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전방 중앙과 좌측 방면을 중심으로 자유롭게 움직이는 동시에 때론 미드필더 위치까지 내려와 공을 배급하는 역할을 맡으며 브라질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했다.
브라질의 최전방 공격진을 형성한 파케타, 히샬리송, 네이마르가 계속해서 스위칭 되면서 자리를 바꿨고 우측 윙어 하피냐는 수비에도 적극 가담하면서 기회가 오면 골문을 노렸다. 좌측 풀백 산드로와 중앙 미드필더 프레드도 호시탐탐 한국의 골문을 노렸다.
그리고 전반 30분 고대했던 한국의 첫 득점이 나왔다. 주인공은 최전방 스트라이커 황의조였다. 황희찬의 돌파에 이은 패스, 황의조의 다재다능한 해결사로의 능력이 빛난 득점 장면이었다.
먼저 황희찬이 경기장 중앙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한 이후 침투하던 페널티박스로 침투하던 황의조에게 패스를 연결했다.
황의조는 브라질 수비수 티아구 실바를 등진 상태로 몸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돌아선 이후 그대로 터닝 슈팅을 때렸고 상대 오른쪽 골망을 갈랐다.
↑ 사진(상암 서울)=김재현 기자 |
키커로 나선 선수는 브라질의 슈퍼스타 네이마르. 침착하고 신중하게 준비 동작을 마친 네이마르는 김승규를 완전히 속인 이후 우측으로 가볍게 밀어 넣어 브라질에 2번째 골을 안겼다.
전반 추가 시간에도 브라질은 간담을 서늘케 하는 공격을 이어갔다. 추가 시간 올라온 크로스를 실바가 날카로운 헤딩으로 연결했지만 크로스바를 맞고 뜨면서 추가골로 이어지지 않았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이 크랙으로서의 능력을 보여줬다. 드리블을 통해 페널티박스로 침누한 손흥민은 몇 차례 접는 헛다리 동작으로 상대 수비진에 혼란을 줬다. 하지만 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오히려 브라질이 추가골에 더 근접한 장면들을 만들었다. 후반 6분 하피냐가 때린 슈팅이 우리 수비에 막혔다. 이어 7분에는 네이마르의 감각적인 침투패스에 이은 파케타의 슈팅이 김승규의 선방에 막혔다.
↑ 사진(상암 서울)=천정환 기자 |
네이마르는 이번에도 김승규를 완벽히 속인 이후 오른발 슛으로 오른쪽 골망을 갈랐다. 스코어는 1-3까지 벌어졌다. 실점 이후 후반 12분 한국은 이용과 백승호를 빼고 김문환과 정우영을 투입해 각각 우측 측면 수비와 중원에 새 피를 수혈했다.
캡틴 손흥민도 힘을 냈다. 선수 교체 직후 후반 13분 손흥민이 드리블로 페널티박스 중앙으로 파고든 이후 우측에서 침투하던 황인범에게 패스를 연결해 오픈 찬스를 만들어줬다. 하지만 황인범의 슈팅이 상대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고 말았다.
이어진 상황 손흥민은 후반 17분 전매특허와 같은 플레이로 브라질 골망을 노렸다. 좌측 방면에서 가운데로 꺾어들어오는 드리블 이후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을 때렸지만 세기가 약해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다.
브라질은 경기 후반에는 전반 잠잠했던 우측 윙어 하피냐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하며 위협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이어 후반 23분에는 카세미루를 파비뉴로, 히샬리송을 비니시우스로 교체하며 중원과 공격진에 힘을 불어넣었다. 파비뉴와 비니시우스는 각각 리버풀과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선수들이다.
교체돼 들어온 선수들이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었던 셈. 한국도 후반 24분 황의조를 나상호와 교체했다.
↑ 사진(상암 서울)=천정환 기자 |
여유가 생긴 브라질은 후반 32분 공격을 주도했던 네이마르와 하피냐를 빼고 가브리엘 제주스와 필리페 쿠티뉴를 투입시켰다. 교체된
비록 한국은 패했지만 이날 상암월드컵경기장엔 6만 4872명이 입장해 뜨거운 열기로 한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브라질의 수준 높은 플레이에는 박수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었다.
[상암월드컵경기장(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