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 =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윤 대통령이 한 번에 세 명의 여성 후보자를 장·차관 후보자로 발탁했다.
윤 대통령은 26일 김인철·정호영 후보자의 자진사퇴로 공석이 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자리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와 김승희 전 국회의원을 각각 내정했다. 차관급인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엔 오유경 서울대 약학대학 학장을 임명했다.
'여성장관 부족' 지적이 이어지자 윤 대통령은 '능력 위주 인선'에서 '여성할당제 인선'으로 눈을 돌리는 모습이다.
김상희 국회부의장은 지난 24일 전반기 국회의장단 만찬에서 윤 대통령에게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젠더 갈등"이라고 말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공직 인사에서 여성에게 과감한 기회를 부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제가 정치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시야가 좁아 그랬던 것 같다. 이제 더 크게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21일 치러진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여성 장관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당시 미국 워싱턴포스트 소속의 한 기자가 윤 대통령에게 "지금 (한국의) 내각에는 여자보다 남자만 있다"고 질문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지금 공직사회에서 여성이 많이 올라오지 못했다"며 "(여성에) 기회를 더 적극적으로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윤 대통령의 '여성 인선' 행보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은 26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박순애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왼쪽부터)를, 보건복지부 후보자에 김승희 전 의원,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오유경 서울대 약학대학장을 각각 지명했다. [사진 = 대통령실 제공] |
반면 야당에선 지명된 후보자들의 '막말 논란', '능력 부족' 등을 문제 삼아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 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손에 꼽히는 '막말 정치인'으로 알려진 인물"이라며 비난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019년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기억력을 언급하며 "건망증이 치매 초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내각 인선에 여성이 없다는 국내외의 비판을 의식해 부랴부랴 여성 정치인 출신을 내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김승희 내정자는 국회의원 임기 중에 혐오 조장과 막말로 인해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됐을 뿐만 아니라, 그 이유로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천에서조차 탈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지적했다. 고민정 의원도 윤석열 정부의 인사에 대해 "무엇을 하든 상상 그 이상을 보여주는 인사"라며 비판했다.
윤 대통령의 인사 패러다임이 변화한 데 대해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6·1 지방선거와 민심을 의식한 정무적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박 평론가는 "애초 윤 대통령의 인선 논조는 '능력 위주로 뽑겠다' 였다"면서 "하지만 논조 그대로 가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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