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가장 '깊은 곳' 열린다…오늘부터 본관·관저 공개

관저, 살림집이라기엔 매우 넓어…천장엔 다양한 모양 샹들리에
본관 무궁화실엔 역대 영부인 사진…2층엔 대통령 집무실·접견실

↑ 어제(25일) 오후 청와대 충무실에서 취재진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청와대에서 대통령 가족이 거주해 가장 비밀스러운 공간이자 많은 이들이 궁금해했던 관저가 드디어 오늘 공개됐습니다. 또한 대통령과 영부인의 집무실이 있던 청와대 본관도 내부가 개방됐습니다.

어제(25일) 오후 문화재청은 청와대 본관과 관저 내부 공개를 하루 앞두고 기자들에게 전격적으로 두 곳을 공개했습니다.

청와대 안쪽에 위치한 관저는 전통 방식으로 지은 ㄱ자 형태 건물입니다. 관저 정문인 인수문을 통과해 오른쪽 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들어가면 가장 먼저 연회실을 볼 수 있습니다.

연회실을 나와 복도를 따라 이동하면 대형 탁자와 함께 의자 8개, 소파가 있는 접견실과 메이크업실이 나타납니다. 이후 모서리를 돌면 방과 식당, 화장실이 보입니다. 이곳에는 TV와 벽장 등이 아직 남아 있었습니다. 복도에는 이왈종이 그린 '제주 생활의 중도'나 김종학 작품인 '설악산' 같은 회화가 걸려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나, 현재 떼어낸 상태입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그림은 별도 공간에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관저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서 방이 몇 개 있는지도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 대통령 가족의 거주 공간이던 청와대 관저 내부 공개를 하루 앞두고 25일 오후 취재진이 드레스룸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대통령이 생활했던 곳은 관저 가장 안쪽에 있습니다. 대통령 거주 공간의 거실에는 벽난로와 피아노가 있었고, 침실과 드레스룸을 비롯해 사우나실을 갖춘 화장실이 딸려 있었습니다. 이때 드레스룸에 설치된 옷장만 해도 15개가 넘어갔습니다. 관저는 살림집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넓었고, 천장에는 다양한 모양의 샹들리에가 있었습니다.

관저에 앞서 둘러본 본관도 매우 넓었습니다. 본관 동쪽 문으로 입장하면 가장 먼저 충무실을 볼 수 있습니다. 충무실은 대통령이 임명장을 수여하거나 회의를 하는 곳입니다.

붉은색 카펫과 샹들리에가 있는 복도를 따라 걸으면 인왕실이 나타납니다. 인왕실에서는 간담회나 오찬, 만찬 등이 열렸다고 합니다. 1층 서쪽에는 영부인 집무실인 무궁화실과 국무회의가 진행됐던 세종실이 있습니다. 무궁화실의 접견 공간에는 역대 영부인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 청와대 본관 및 관저 건물이 일반에 공개된 26일 시민들이 청와대 본관 무궁화실을 둘러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본관 2층에는 대통령 집무실과 접견실이 자리해 있습니다. 집무실 바닥은 학, 사슴, 거북 등을 그린 현대판 십장생도로 장식돼 있습니다. 또한 집무실과 연결된 접견실에도 십장생도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벽면에는 황금색 십장생 문양도가 있고, 창문은 한지로 마감해 한국적 분위기를 연출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박정섭 문화재청 대변인은 "지난 23일 영빈관과 춘추관을 개방한 뒤 국민들의 호응도가 매우 높았다"며 "다른 물건의 추가 개방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습니다.

오늘부터 청와대 관람객은 본관 내부에서 세종실을 제외한 주요 공간을 둘러볼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관저는 밖에서 창문을 통해서만 실내를 볼 수 있습니다.

청와대는 다음 달 11일까지 인터넷 사전예약을 통해 관람이 가능하며, 이후에는 상시 개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