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수많은 택배 중에서 내 것 찾기.
마트 입구가 코앞인데 구불구불 미로 속을 헤매기.
무슨 얘기냐고요?
코로나 방역 대책 때문에 중국의 양대 도시 베이징과 상하이에서 벌어진 웃지 못할 광경입니다.
베이징 윤석정 특파원이 현장을 보여드립니다.
【 기자 】
길바닥에 택배 상자가 수두룩하게 널려 있습니다.
코로나 감염 우려를 이유로 아파트 단지 내 외부인 출입이 금지되면서 주민들이 단지 밖으로 나와 직접 자기 물건을 찾아가야 합니다.
▶ 인터뷰 : 택배기사
- "몇 동에 살아요? (522동이요.) 몇 층이요? (23층이요. 이름은 윤석정입니다.)
무거운 물건을 시킨 주민은 작은 손수레를 가지고 오기도 합니다.
베이징시 방역 당국 지침으로 모든 아파트 단지마다 이렇게 '택배 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상하이에선 봉쇄 완화로 하루 4시간의 외출을 허락받아 생필품을 사러 나온 시민이 분통을 터뜨립니다.
한시가 급한데 마트 입구를 눈앞에 두고 구불구불 설치된 바리케이드 미로를 10분 이상 걸어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상하이 시민
- "집 밖으로 나가서 물건을 살 수 있다고 해서 나왔어요. 그런데 이 울타리 보이세요? 이 울타리 끝까지 가서 나가려면 10분 이상 걸려요. 무슨 의미가 있어요?"
사람들이 몰리면 감염 위험이 커진다며 내려진 조치입니다.
최근 중국 전체 하루 신규 감염자 수는 1천 명 이하 수준.
하지만, 의료 체계가 열악해 방역 수준을 낮췄다간 사망자가 속출할 수 있다는 게 중국 안팎의 진단입니다.
웃지 못할 방역 대책이 잇따라 나오는 이유입니다.
베이징에서 MBN뉴스 윤석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