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돌본 딸 살해한 60대 엄마…'간병살인' 또 반복

딸 사망 후 수면제 먹고 극단 선택 시도…집 찾아온 아들이 발견
타지역서 일하는 남편과 떨어져 지내…아들 출가 후 홀로 딸 돌봐
딸, 태어날 때부터 뇌 병변 1급 중증 장애…최근 대장암 말기 판정

↑ 인천 연수경찰서 / 사진=연합뉴스

30여 년 동안 돌보던 중증 장애인 딸을 살해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6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오늘(24일) 인천 연수경찰서는 60대 여성 A 씨를 살인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어제 오후 4시 30분경 인천시 연수구 아파트에서 30대 딸 B 씨에게 다량의 수면제를 먹여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후 A 씨는 자신도 수면제를 먹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6시간 후 아파트를 찾아온 30대 아들 C 씨에게 발견됐습니다.

이후 119구급대와 경찰이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A 씨는 바닥에 쓰러진 채 구토 증상을 보이다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B 씨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고 아파트 내부에서는 수면제와 약통이 발견됐습니다.

B 씨는 뇌 병변 1급 중증 장애인으로 태어났을 때부터 장애를 앓았고 최근에는 대장암 말기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에게 A 씨는 "딸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죽으려고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후 그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은 후 긴급체포됐습니다.

A 씨는 생계를 위해 다른 지역을 돌며 일하는 남편과 떨어져 지내면서 30여 년간 B 씨를 돌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아들인 C 씨가 결혼해 출가한 뒤로는 홀로 B 씨를 돌봤고, 위탁시설에 딸을 보낼만한 경제적 여력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경찰은 A 씨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범행하고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입니다. 또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B 씨의 시신을 부검 의뢰해 정확한 사인을 밝힐 계획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 등을 추가로 조사한 뒤 A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