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타당하다, 신구 갈등으로 보여선 안 돼”
↑ (왼쪽부터)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 사진=연합뉴스 |
대통령직인수위가 내달 2일부터 시행하는 정부의 실외 마스크 의무 착용 해제 방침에 대해 “성급한 판단”이라며 날을 세운 가운데,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집권 후 할 일을 빼앗긴 불만 차원’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마스크 해제 조치의 타당성을 인정하며 인수위 측 유감 표명에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앞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29일 “현 정부 실적으로 실외 마스크를 해제하겠다고 발표한 건 너무 좀 성급한 판단 아닌가”라고 비판했습니다.
‘과학 방역’이 아닌 ‘정치 방역’이라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그는 “과연 어떤 근거로 마스크 실외 착용을 해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며 “5월 초보다는 2주 정도 뒤인 5월 하순 정도에, 지금보다 훨씬 더 낮은 수준의 사망자와 확진자가 나올 때 상황을 보고 판단하자는 권고안을 드렸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퇴임 전 실외 마스크 해제 조치를 통해 코로나19 일상 회복이라는 성과를 확보하려고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에 진 전 교수는 같은 날 CBS 라디오에서 “(인수위 반발은) 자기들이 집권 후에 해야 할 일이었는데 뺏어갔다는 것”라며 “외교, 안보, 방역 같은 건 제발 정쟁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는 인수위 측의 발언을 정치적 공세로 보고 “(실외 마스크 해제 조치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뭐냐고 묻는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너무 급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제시한 과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방역 문제를 꼭 정치적으로 해석해서 비비 꼬아야 되느나”며 “보수진영은 방역에 관해 과학적 근거 없이 ‘중국 입국자를 전면 차단해야 한다’는 등 계속 정치적으로 접근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 사진=연합뉴스 |
정치권 공방이 가열되자 이 대표는 안 위원장과 이견을 보이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이 대표는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현재 확진자 추이를 보며 실외 마스크 착용 해제는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방역 문제가 신구권력 갈등으로 번지는 상황을 경계해야 한다는 경고로 풀이됩니다.
이 대표는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 갈등 상황으로 비쳐선 안 되고, 이는 다른 문제와 다르게 국민들과 소상공인 생계와 직결된 문제”라며 “문재인 정부는 행정편의주의로 방역에 의한 희생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강요했다. 그것을 지적하면서 들어서는 윤석열 정부는 방어적인 자세로 방역에 나서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다만 “실내외 구분이 모호한 구역의 지침과 사람이 밀집한 대중교통 등에서 마스크 착용은 방역당국이 면밀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당 차원에선 지방선거가 곧 시작되는 만큼 후보자들이 유권자와의 악수나 명함 교부행위 등은 최대한 자제할 수 있도록 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유행이 안정적이라는 판단하에 5월 2일부터 실외에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쓰지 않아도 된다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실외 마스크 착용 조정 방안에 따르면 △50인 이상 집회 및 공연 △스포츠 경기장을 제외한 실외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개인의 선택에 맡겨집니다.
다만 버스·택시·기차·항공 등 운송수단은 사방이 구획된 외부와 분리된 구조물로 ‘실내’로 여겨집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