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판 테슬라' 빈패스트가 베트남 기업으로는 처음 뉴욕증시 상장에 나섰다. 7일(현지시간) 빈패스트는 올해 말까지 뉴욕증시에 상장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기업공모(IPO) 신청 초안 격인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빈패스트는 뉴욕증시 상장을 통해 최대 30억달러(약 3조6675억원)를 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빈패스트는 베트남 대기업 빈그룹의 자동차 자회사다. 베트남 재벌 팜낫브엉이 설립한 업체로 출범한 지 4년여 됐지만 '베트남의 삼성'으로 통하며 베트남 자동차 판매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왔다. 최근에는 전기차 시대에 대비해 전기차 사업을 강화 중이다.
회사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전기자동차와 전기버스, 배터리 생산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20억달러(약 2조4450억원)를 투자한다는 내용의 예비 계약서에 지난주 서명하기도 했다. 빈패스트의 노스캐롤라이나 공장은 올해 건설이 시작돼 2024년 7월까지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공장에서 연간 15만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다. 빈패스트가 뉴욕증시에 상장한다면 베트남 기업으로서는 첫 번째 기록이다.
빈패스트가 관심을 받고 있지만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뉴욕증시가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사태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가속화 움직임으로 인해 실물경제가 침체될 것이라는 경고음도 나온다.
IPO 열풍도 꺾였다. 올해 들어 이달 4일까지 뉴욕증시 IPO 기업 수는 26곳에 그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01곳)에 비하면 70% 이상 급감한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상장 당시 '아마존 전기차'로 통해 전 세계적인 투자 인기를 끈 리비안은 올해 들어서만 주가가 약 61% 급락했다.
둘째는 당분간 공급망 대란과 원자재 비용 상승이 성장세를 늦출 수 있다는 점이다. 빈패스트는 성장기업에 속하는데,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속화 움직임이 부각될 때마다 성장주 주가가 급락했다.
[김인오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