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이재명과 누가 친하냐' 내기 아냐"…'이심' 경쟁 제동

6월 지방선거, ‘이재명 마케팅’ 경계
“패배 책임 당대표가 후보 등록”…송영길 맹공

↑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 사진=연합뉴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는 선거를 하는 것이지 ‘이재명과 누가 더 친하나’ 내기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는 6·1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친분을 강조하는 이른바 ‘이재명 마케팅’을 비판하고 나선 것입니다.

박 위원장은 오늘(8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은 어느 개인의 사당(私黨)이 아니고 누구를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정당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그는 “공천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을 만들기 위해 많은 출마자들이 이재명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일부에선 송영길 전 대표 출마가 이재명 고문 작품이라는 여론도 흘리고 있다.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재명 고문이 지지하는 건 공정한 경쟁이지 특정한 후보가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많은 후보들이 이재명 고문을 지키겠다고 한다. 당의 소중한 정치적 자산을 지키기 위해 권력의 부당한 탄압에 맞서는 건 당연하다”면서도 “하지만 이것을 마케팅 전략으로 삼는 건 합당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아울러 “하루 속히 국면을 전환해야 한다. 민주당은 지난해 재보궐선거와 대선에서 연이어 패배했다”며 “반성하지 않는 민주당에 대한 심판이었다. 이런 심판을 세 번째 반복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 / 사진=연합뉴스

정치권은 이 상임고문의 의중이 직·간접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이심(李心·이재명 민주당 상임고문의 뜻)’ 마케팅이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에 이 상임고문이 정치적 기반을 닦아 놓은 경기도와 지난 대선에서 우세했던 세종, 호남 지역 등에서 친분을 강조한 후보자들이 여럿 나오고 있습니다.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경기도지사 출사표를 던지며 “(저 조정식은) 이재명을 지켜 온 ‘이재명의 찐(진짜) 동지’”라며 “민주당과 이재명 지키기가 걸린 경기도지사 사수를 꼭 이뤄내겠다”고 말했습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이재명 지키기에 나서겠다며 경기지사 선거를 윤석열 정권과의 대결로 규정한 바 있습니다.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사진=연합뉴스

박 위원장은 지방선거 후보들을 겨냥한 직격을 이어갔습니다. 특히 서울시장 출마를 강행한 송 대표를 공개 비판했습니다.

그는 “어제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접수 명단을 보고 과연 민주당에서 반성과 쇄신은 가능한 것인지 깊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온정주의가 민주당을 다시 패배의 늪으로 밀어 넣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심각히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박 위원장은 “우리는 부동산 정책 실패로 정권을 넘겨줬다”며 “부동산 문제로 국민을 실망시킨 분들이 예비후보자 등록을 했다. 대선 패배 책임을 지겠다고 물러난 전 당대표도 마찬가지로 후보자 등록을 하셨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송 대표를 비롯해 ‘반포·지역구 충북 청주 아파트 처분’ 논란이 있었던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 ‘임대차 3법 통과 직전 임대료 인상’ 논란이 불거진 박주민 의원 등이 후보로 입후보한 것을 지적한 것입니다.

그는 “비록 졌을지라도 반성하면 기회가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우리가 뭘 잘못했냐는 식의 그런 식의 모습을 보이면 지선 결과는 보나마나”라며 “대안이 없다는 분도 있는데, 하지만 과연 정말 후보가 없는 것인지 아니면 꺼져가는 기득권을 지키려고 좋은 후보를 찾으려는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인지 냉정히 돌아봐야 한다”고 일침했습니다.

아울러 “심판을 받았으면 반성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동료 의원과 여의도 시각에서 벗어나 국민 마음을 읽는 공천에 공관위가 앞장서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