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출처 = 픽사베이] |
4월을 맞아 본격적인 웨딩 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일부 예비부부를 중심으로 결혼 준비 문화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SNS를 통한 과시 문화가 보편화하면서 허례허식이 늘어나서다. '나만 거부하면 안될 것 같은' 문화적 압력도 작용한다.
비단 피팅비 봉투만이 아니다. 올 7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B씨는 최근 웨딩 사진 촬영을 하면서 스튜디오 작가와 스텝들의 도시락을 준비해 갔다. B씨는 "100만원 넘는 거금을 들여 촬영하면서 도시락까지 마련하는 게 이해가 안 갔다"면서 "남들 다 한 다는 플래너 말에 사가긴 했는데 정작 음식 먹을 틈도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피팅비 봉투', '웨딩촬영 도시락', '웨딩촬영 간식' 등을 검색하면 다양한 후기글이 쏟아진다. 누가 얼마나 더 많이, 예쁘게 준비했는지가 핵심이다.
정보 공유도 활발하다. 국내 대표 결혼준비 카페인 '다이렉트 결혼준비' 등에는 "이번주 드레스 투어인데 피팅비 봉투 어디서 사나요", "웨딩촬영 간식 어떤 게 좋을까요"와 같은 글이 다양하게 올라와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결혼준비 풍습이 겉보기에는 예비부부의 선택이지만 안 하면 불이익을 받을 것 같은 문화적 압력이 보이지 않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준비하는 이도 있겠으나, '센스 없는' 신부 신랑으로 낙인찍혀 피해를 보느니 울며 겨자먹기로 문화를 따르는 예비부부도 많다.
지난해 결혼한 C씨 역시 결국은 '자신을 위해' 풍습을 따라가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드레스 투어도 웨딩 촬영도 다 합당한 가격을 내고 진행하는 데도 자잘한 추가비용이 많았다"면서
미혼인 D씨는 "결혼은 하고 싶지만 준비 과정을 떠올리면 도저히 엄두가 안 난다"면서 "허례허식 문화가 사라지고 본질에 집중하는 결혼 준비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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