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오늘(30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실에서 간담회 형식의 기자회견을 열어 "저 개인적으로는 당선인께 본인의 뜻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열어드리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인수위원장으로서 다음 정부의 청사진을 그려 그린 다음에 직접 내각에는 참여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부담을 덜어드리는 것이겠다라는 판단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안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고민하는 것 같아 먼저 면담 요청 후 (총리를 맡을 생각이 없다고) 말씀드렸다"며 "윤 당선인이 먼저 물어보기 전에 의사를 밝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안 위원장의 입장에 윤 당선인은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안 위원장이 전했습니다.
이어 "거취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며 "공동 정부에 대한 대국민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자격있고 깨끗하고 능력있는 분들 장관 후보로 열심히 추천할 생각"이라고도 했습니다.
아울러 '재충전 시간'을 언급했습니다. 안 위원장은 "한 번 선거 치른다는 게 초인적인 정신력이 필요하다"며 "최근만 하더라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대선까지 2번 치르다보니 더 집중해서 국가와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해서는 재충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는 "당의 지지 기반을 넓히는 일, 정권이 안정될 수 있는 일들에 공헌을 할 수 있는 바가 많다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은 민주당 대로 지난 5년 집권하면서 국민들에게 많은 실망 안겨드렸고, 국민의힘은 국민의힘대로 예전에 일부 기득권을 옹호하는 인식이 있다. 인식 뿐만 아니라 행동까지 바꾸는 게 중요하다"면서 "민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중 정당의 모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안 위원장은 보름 간의 위원장으로서 활동에 대한 소회도 밝혔습니다. 안 위원장은 "지금까지 꿈꿔 온 국정 전반 일들을 직접 계획하고 펼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돼서, 제가 그 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보람이 있었다"며 "아직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새롭게 출범하는 정부의 청사진을 제대로 그리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지방 선거 출마'에 대한 질문에는 "생각이 없다", '1년 뒤 당권 도전'에 대한 질문에는 "장기 계획을 세운다고 그대로 되지 않는다"며 "그 때 가서 생각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앞서 이날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오전 브리핑을 통해 "어제 안철수 인수위원장 뜻이 (윤 당선인에게) 전해졌고, 본격적인 총리 인선도 지금부터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러면서 "어제 안 위원장이 윤 당선인과 만났고, 그 자리에서 총리 인선과 관련한 말씀이 오간 것 정도는 확인했다"고 부연했습니다.
윤 당선인은 이르면 이번 주말, 새 정부 첫 총리 후보를 지명할 것으로 보입니다. 총리 후보군에는 김한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장, 한덕수 전 국무총리, 박주선 인수위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