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항공주 급락하는데 잘 버티는 대한항공…"러 제재로 항공운임 강세 기대"
유가 급등으로 항공업계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 주가가 미국 주요 항공사들 주가와 차별화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델타항공과 아메리칸항공 등 미국 항공주들이 하룻새 10% 이상 급락하며 연초 상승폭을 모두 반납한 반면 대한항공은 낙폭을 최소화하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1.63% 하락한 2만7100원에 마감했다. 이날 기준 리오프닝(경제재개)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세를 띄었던 지난 2월 최고점(3만800원) 대비 12% 하락했다. 이는 미국 항공주들의 낙폭 대비 절반 수준이다. 미국 항공주 주가는 2월 대비 20~30% 하락했다. 7일(현지시간)에도 미국 대표 항공주인 델타항공이 12.78% 급락한 것을 비롯해 아메리칸항공과 보잉이 각각 11.99%, 6.45% 하락하는 등 최근 주가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항공주 약세는 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로 인한 국제유가 상승세 때문이다. 항공사 입장에서 연료로 쓰이는 유가가 오르게 되면 비용 부담이 늘게 된다. 최근 싱가포르 원자재 시장에서 항공유는 전년 대비 68% 상승한 갤런당 2.7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유가가 배럴당 1달러만 올라도 항공사 입장에선 연평균 3000만 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다만 대한항공 입장에서 서방과 러시아 간 상호 역내 상공 비행제한조치는 호재로 작용될 수 있다. 서방 항공사들의 경우 아시아 지역 운행 시 항로 변경에 따른 연료비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는 향후 화물기 공급 부족으로 인한 항공화물운임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발발 이후 화물 운송으로 영업 실적을 지탱해온 대한항공 입장에선 고유가에 따른 손실 부분을 만회할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업계에선 올해 1~2월 대한항공의 평균 항공화물 운임(Yield·화물 1톤을 km당 운송했을 때 수익)이 800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항공화물운임은 km당 779원 수준이다.
증권업계에선 올해 1분기 대한항공 실적도 선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지환 대신증권
차창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