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타 스메호바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큰 무대에서 노래하는 것이 꿈이라는 소녀 아밀리아가 노래하는 영상을 게재했습니다. 소녀가 부른 노래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주제가인 '렛잇고(Let it go)' 였습니다.
방공호 안이 소란스러워 잘 들리지 않을 거라고 걱정하는 아밀리아에게 스메호바는 "관객 앞에서 하는 첫 공연이니 걱정될 것"이라고 공감하면서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격려했습니다. 스메호바는 또 소녀의 어머니로부터 허락을 받고 영상을 게재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주저하던 아밀리아의 목소리가 울려퍼지자 웅성거리던 방공호는 이내 고요해지고 노랫소리만이 울려퍼졌습니다. 유모차에 탄 아기를 돌보던 여성과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촬영을 시작한 남성, 방공호 이곳저곳에 자리잡은 우크라이나인들 모두가 아밀리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노래가 끝나자 방공호는 박수와 함성으로 가득찼습니다. 해당 영상은 미국 CNN을 비롯해 세계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됐습니다.
스메호바는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아밀리아의 노래를 보았다"면서 "러시아인들이여, 당신이 누구와 싸우고 있는지 보라"고 자신의 SNS에 적었습니다. 이어 "오직 겁쟁이만이 아이들의 어린시절을 빼앗고 민간인과 싸운다"며 "아이들은 어두운 지하에서도 더욱 밝게 빛난다"고 덧붙였습니다.
유엔 인권사무소가 밝힌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자 수는 6일 기준 어린이 25명을 포함해 최소 360여 명입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