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야구계는 '바람의 손자' 이정후(24.키움)가 해외 진출 시장에 나오면 풀 베팅을 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이정후는 이미 일본 프로야구 보다는 메이저리그 진출에 더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힌 상황.
하지만 일본 야구계는 이정후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머니 게임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이정후가 스프링캠프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하지만 일본 야구계는 어느 정도 수준까지는 머니 게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한다. 이정후를 놓고 메이저리그와 머니 게임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중계권료'다. 이정후가 일본 프로야구로 진출하게 되면 한국 미디어에 중계권료를 판매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중계권료는 홈 경기와 원정 경기를 나눠서 판매 한다. 홈 경기 중계권료는 100% 소속 구단이 가져간다.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다만 이승엽이 요미우리 시절 6언 엔(약 61억 원)의 연봉을 받았을 때 이 중 상당 부분을 중계권료로 메꿨다는 풍문이 돈 바 있다.
세월이 흘렀고 이정후에 대한 중계권료도 크게 올랐을 것이 분명하다. 이정후에 대한 베팅 뒤엔 이처럼 든든한 중계권 시장이 버티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정후는 이미 한국 프로야구이 슈퍼 스타다. 한국 내 일본 프로야구 시장이 줄어들었다고는 해도 중계권을 원하는 방송사는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
이정후가 일본 프로야구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나름의 시청률을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본 구단 입장에선 크게 손해보는 장사가 아닐 수 있다.
이정후의 인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이정후는 팀을 먼저 생각하는 희생 정신과 자신의 실력을 앞세우지 않는 겸손함을 지닌 플레이어로 이름이 높다. 이정후를 영입하는 팀은 팀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주축 선수를 영입하게 된다.
돈으로 따질 수 없는 무형의 가치라 할 수 있다. 이정후는 일본 야구계 입장에선 외국인 선수다. 큰 돈을 들인 외국인 선수가 팀을 먼저 생각하는 플레이를 한다는 건 팀 워크를 만드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
일본 야구계가 거액의 베팅을 하는데 있어 주저함이 없는 이유다.
일본 프로야구에 정통한 야구 관계자는 "물론 비지니스 측면에서 이정후에 대한 중계권 판매가 이뤄질 것이라고 계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정후의 몸 값에 중계권료가 포함돼 있다고 보는 것이 현실적인 판단이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 이정후에게 거액을 들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이정후는 자신의 야구 실력 뿐 아니라 야구 외적으로도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다. 그 정도 인성을 가진 선수를 찾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외국인 선수가 팀 퍼스트 정신으로 야구하는 것 만큼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은 없다. 이정후가 빼어난 인성을 갖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에 거액의 베팅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이정후 스스로 스타성을 키우고 인성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일본 야구계도 주머니를 열 계획을
이처럼 이정후의 몸값에는 중계권료가 전부라고 할 수 없다. 이정후가 팀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베팅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이미 인정받은 이정후의 인성은 일본 야구계에서도 매력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