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어리지만, 한 해가 더 지날수록 근육이 잘 붙는 것 같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좌완 김진욱(20)의 목소리는 여전히 씩씩했다.
씩씩한 만큼 2022시즌 준비도 순조롭다. 특히 상체가 루키시즌이었던 지난해보다 더욱 커졌다는 전언이다.
↑ 롯데 자이언츠 김진욱이 역투하는 장면. 업그레이드 된 2년 차를 꿈꾸고 있는 김진욱이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물론 겸손한 답이었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에서 룸메이트였던 대선배 오승환(40·삼성 라이온즈)의 영향이 컸다. 오승환은 누구보다도 자기 관리를 잘하는 선수로 꼽힌다. 김진욱에게는 좋은 롤모델이 됐다. 그는 “(오승환 선배는)진짜 몸이 좋으시더라. 러닝도 많이 하시고, 자기 관리 철저하신 선배님이다. 보고 느낀 게 많았다. 내가 아직 신인인데, 기본적인 운동을 빼면 안되겠다라는 생각을 직접 많이 보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강릉고 시절, 초고교급 좌완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떨친 김진욱이다. 2021시즌 가장 주목받는 신인 투수 중 하나였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높았다. 김진욱의 성적은 39경기 45⅔이닝 4승 6패 8홀드 평균자책점 6.31이었다.
김진욱은 “너무 많은 기대를 받았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선발투수로 10승을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했다. 아무나 10승 하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 덤덤히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 타자들은 실투도 놓치지 않고, 힘도 좋았다.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무대였다. 물론 좋은 경험이 됐다”고 덧붙였다.
올 시즌은 선발투수 후보다. 지난해는 선발로 시작해 불펜을 오갔다. 물론 고교야구를 대표했던 에이스라는 자존심은 남아있다. 한마디로 기가 죽지 않았다는 얘기. 자신을 괴롭혔던 타구단 타자들을 상대로 맞대결을 벼르고 있다. 김진욱은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 형한테도 많이 맞았다”고 운을 뗐다. 2021시즌 이정후와 맞대결 성적은 0.333(6타수 2안타 4타점 2볼넷 5득점 1삼진)이었다.
다만 진정한 설욕의 대상은 따로 있다. 두산 베어스 김재환(34)이다. 김진욱은 “작년 4월 21일 부산 홈경기에서 (김)재환 선배님한테 홈런 2개 맞고, 선발승이 날아갔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첫 홈런은 직구를 던지다가 많았다. 두 번째는 변화구를 던진 게 헛스윙을 하셔서, 같은 구종을 던졌다가 홈런을 맞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투였다”며 웃었다.
지난 시즌 직구 최고 149km까지 던진 김진욱이지만, 제구가 좋지 않았다. 평균자책점이 높은 이유도 제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진욱도 제구에 신경쓰고 있다. 새로 온 리키 마인홀드 코치도 김진욱에게 피와 살이 되는 조언을 많이 해주고 있다. 김진욱은 “템포의 중요성을 강조해주셨다. 템포가 너무 느리면 밸런스가 흐트러지고, 제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자신은 있다. 김진욱은 “작년에는 내가 스스로 무너진 경험이 많았다”며 “스트라이크존이 위, 아래로 넓어지는 것도 모든 투수들에겐 도움이 될 것이다. 나한테도 좋게 작용할 것이다”라고 씩씩하게 말했다.
기대를 모았지만, 아직 선발승,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없는 김진욱이다. 고교시절에는 완투와 완봉도 해봤지만, 프로에서는 어려운 기록이다. 김진욱은 “퀄리티스타트가 어렵다는 것도 깨달았다”며 “올 시즌은 몇 승을 하겠다기보다는 퀄리티스타트를 많이 하고 싶다. 그러면 팀 승리도 그렇고, 내 개인 승리도 따라올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어린 시절부터 롯데를 응원하며 자라온 김진욱은 사직야
[안준철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