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이재명, '우리 품 떠나게 해 죄송' 사과 전화 했더라"

“이재명, 명확한 정책 없어”
“윤석열, 합리적 보수 기대감과 멀어져”

↑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 사진=연합뉴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부터 사과 전화를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진중권 “‘민주당의 몰락’ 이미 경고”

진 전 교수는 오늘(24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에 출연해 이전부터 민주당의 위기를 예견했다는 얘기를 이어가다 이 후보를 언급했습니다.

그는 ‘본인이 신뢰하는 누군가가 권력을 잡더라도 그 사람을 옹호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 “옹호할 건 옹호하고 지지할 건 지지하고 그다음에 비판할 건 비판하는 게 당연한 것”이라며 “그런 식의 유시민 씨의 태도가 오늘날 민주당의 위기를 낳았다”고 비판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제가 2년 전에 다 얘기를 했다. 검찰총장 공격할 때도 ‘그 사람 정치로 내몰지 말아라’ ‘검찰총장 조용히 마치고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게끔 해라’ ‘왜 자꾸 공격을 해서 정치로 내모느냐’ 그때 제가 경고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2020년 더불어민주당 총선 승리 당시를 회상하며 “180석 얻고 기세등등했을 때 그때 뭐라고 했냐 하면 저는 ‘민주당의 몰락은 결정된 것이다’ ‘시간의 문제지만 결정된 것’이라고 얘기를 했다”며 “그런 제안을 진지하게 받아들였으면 오늘날 민주당이 이런 위기에 몰리지는 않았을 거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그러면서 “며칠 전 이재명 후보가 저한테 전화를 해서 그랬다. ‘죄송하게 됐다’ ‘여러분 같은 분들을 우리 품을 떠나게 해서 미안하게 됐다’는 얘기를 했다”며 “너무 늦었다”고 말했습니다.

진 전 교수는 이 후보에게 “뭐 때문에 전화했는지는 알겠다. 지금은 저는 누구도 지지하지 않으니까 안심하시라. 저는 심상정 후보를 지지할 것이고 두 분 간의 싸움에는 제가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방송을 하다 보니까 방송 속에서 제가 야당 쪽”이라며 “그걸 편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서 그런 차원의 문제지 그 이상의 것은 할 생각 없으니까 열심히 하시라고 격려도 해드렸다”고 말했습니다.

진중권, 李-尹 장·단점 분석

↑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 사진=연합뉴스

진 전 교수는 자신이 바라본 여야 대선 후보의 장·단점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우선 이 후보에 관해 “굉장히 똑똑하다. 그리고 일도 잘한다”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소년공으로서 또 깨끗한 삶을 살았다’ 이런 신화들을 갖고 나왔는데 그게 상당 부분 많이 깨졌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일 잘한다는 것은 결국 대장동을 통해서 이분이 일하는 스타일이 좀 드러난 것 같다”며 “깨끗하다는 신화도 사실 법인카드 문제나 성남시하고 경기도에서 있었던 갑질 문제로 (깨졌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소년공으로 자라온 분도 사실상 왕과 왕비의 생활을 해왔구나’ 이런 것들로 (신뢰가) 많이 좀 깨진 상태”라며 “더 가장 큰 문제는 정책이 없다. 지금 다 윤석열 후보 따라가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아울러 이 후보의 리더십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는 “나랏일 할 사람, 시의 일을 할 사람, 도의 일을 할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내 일 할 사람을 뽑고 그다음에 굉장히 은밀하게 일을 했다”며 “공무원 조직이라는 합법적인 조직이 있는데 그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방식으로 일을 하고, 이권을 가지고 그들과 공유하는 사회가 돼버리는 이런 리더십이 지금 드러난 것”이라고 직격했습니다.

윤 후보에 대해선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을 거론하며 “김 전 위원장같이 과거와 같은 보수가 아니라 개혁된 보수, 합리적인 보수 그다음에 약간 온건한 보수 쪽으로 스탠스를 잡았어야 했다”며 “김 전 위원장을 내치는 순간에 사실 옛날 보수로 돌아갔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 후보에 비교해 젊은 층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은 “굉장한 큰 장점”이라면서도 “동시에 그중에서 남성만 또 골라서 갈라치기 한다든지 이런 모습이 있다. 그래서 과거의 보수와 뭐가 많이 달라졌는가”라고 반문했습니다. 이어 “크게 달라진 건 없고 또 특정한 부분에서 오히려 과거보다 후퇴한 게 아닌가 이런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