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 한 달밖에 안됐는데…전주시 20대 공무원 극단 선택, 왜?

유족들 "이제 막 발령받은 애가 밤 11, 12시까지 야근하고 주말에 쉬지도 못해"

↑ 전주시청 / 사진=전주시청 홈페이지 캡처

임용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전북 전주시 여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했습니다. 이 여직원은 휴대전화에 "업무 때문에 너무 힘들다"는 유서를 남겨 파장이 예상됩니다.

오늘(16일) 경찰과 유족에 따르면 A(27) 씨는 전날 오전 7시 30분경 전주시 덕진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출근 시간이 다 됐는데도 일어나지 않는 A 씨를 깨우려고 방에 들어간 어머니가 해당 상황을 목격했습니다.

A 씨 휴대전화에는 "엄마, 아빠, 동생아 미안해 나 진짜 못 버티겠어"라고 시작하는 유서가 남겨 있었습니다. A 씨는 유서에 "온종일 업무 생각 때문에 미칠 것 같다", "직장 그만두는 것보다 그냥 혼자 이렇게 하는 게 마음이 더 편할 것 같다", "공무원 됐다고 좋아했는데 미안해. 나도 이렇게 힘들 줄 몰랐네"라고 적었습니다. A 씨가 올해 1월 전주 시청 공무원으로 임용되고 첫 출근을 한 지 불과 1달 만에 벌어진 일입니다.

A 씨 유족은 "시청이 우리 애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며 "이제 막 발령받아 업무에 익숙치 않은 애가 밤 11시, 12시까지 야근하고 주말에 쉬지도 못했다. 명백히 과중한 업무로 인한 죽음"이라고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전주시 관계자는 "사건 발생 직후 담당 부서장과 팀장을 불러 조사했는데, (고인이) 평소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유서가 있는지도 몰랐다"고 밝혔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 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