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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내과 박원장' 이서진 "대머리 분장 만족…그저 즐겁게 봐주셨으면"

기사입력 2022-02-10 07:02

이서진이 `내과 박원장`에 민머리 특수분장으로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제공|티빙
↑ 이서진이 `내과 박원장`에 민머리 특수분장으로 출연한 소감을 밝혔다. 제공|티빙
"너무 몰입하지 마시고, 그저 편하게 재미있게 '내과 박원장'을 즐겨주셨으면 좋겠어요."
'민머리'를 잠시 내려두고 '본머리'로 돌아온 이서진이 '내과 박원장'에 대한 '찐' 애정을 드러내며 말했다.
티빙 오리지널 '내과 박원장'(극본·연출 서준범)에서 타이틀롤 박원장 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이서진(51)은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작품에 임한 소회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내과 박원장'은 1도(하나도) 슬기롭지 못한 초짜 개원의의 '웃픈' 현실을 그려낸 메디컬 코미디 드라마다. 진정한 의사를 꿈꿨으나 오늘도 파리 날리는 진료실에서 의술과 상술 사이를 고민하는 박원장의 적자탈출 생존기를 그린 이 작품은 큰 사랑을 받은 동명의 인기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시종일관 웃음기를 머금을 수밖에 없는 이 작품에서, 이서진은 박원장 역을 맡아 데뷔 후 처음으로 코믹 연기에 도전했다. 웹툰을 그대로 실사화 한 민머리 분장은 기본, 여장부터 여러 작품 속 인기 패러디 등을 선보이며 많은 부분을 내려놓은 열연을 보여주고 있다.
"외국인은 민머리가 멋있는데, 우리나라 사람은 멋있게는 안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특수분장이 그렇게 나쁘다곤 생각 안 해요."
민머리 분장 소감을 묻자 이서진은 빙긋 웃으며 특수분장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대머리 분장은 내가 제의하기도 했지만 생각보다 더 잘 어울렸다고 생각해요. 웃겨야 하는데, 너무 잘 어울리더라고요." 그런 이서진의 모습을 촬영장에 와서 실제로 보고 간 절친 나영석 PD는 말 그대로 '박장대소' 하고 갔단다.
머리숱 많은 이서진에게, 민머리보다 아찔했던 경험은 여장이었다. "여장은 너무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분장팀이 자꾸 욕심을 내더라고요. 아이섀도까지 한다고 해서 버럭 했죠 하하. 저는 짜증났지만, 보시는 분들이 여장 잘 어울린다고 하셨는데. 아 물론 그 말 듣는 것도 짜증났지만(웃음)."
이서진은 `내과 박원장` 속 대머리 분장보다 여장이 더 고역이었다고 했다. 제공|티빙
↑ 이서진은 `내과 박원장` 속 대머리 분장보다 여장이 더 고역이었다고 했다. 제공|티빙
'내과 박원장' 출연 계기는 무엇일까. 이서진은 "사실 웹툰이 있는 작품인 줄 몰랐다. 대본을 먼저 받고 나서 웹툰 원작이 있다는 걸 알고 찾아봤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확신이 안 섰는데 주위 젊은 친구들이 재미있는 대본이라고 모니터링 해줘서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저도 이제 젊은 나이가 아니다 보니 감성도 다를 수 있는데, 젊은 친구들이 재미있게 보는 대본이면 재미있겠구나 생각하고 하게 됐어요. 웹툰에는 박원장의 애환이 많이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그런 것보다는 재미와 웃음으로 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코미디 장르인데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를 통해 공개되는 작품인 만큼 표현의 자유가 상당 부분 보장된 상황이다 보니 '내과 박원장'은 흔한 PPL(제품협찬)은 좀 더 과감하게 대놓고 선보였고, 심지어 의사들의 판촉 장면까지도 PPL로 시도해 보여줬다.
연출 기법도 독특해 각 장면을 연기한 캐릭터들의 속마음이 인터뷰 형식으로 공개되며 흡사 예능물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였다. 이같은 작품의 독특한 점에 대해 이서진은 "해외에는 이런 연출을 하는 작품이 많이 있어 그리 낯설진 않았는데 한국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보니 낯설어하시는 분들도 계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똑같은 방식으로 촬영하면 재미없을 것 같고, 박원장만의 방식이라고 볼 수 있겠죠. 중간에 인터뷰 하러 들어가고, 예능 같기도 하죠. 개인적으로는 박원장을 모니터해서 보시라고 말하고 싶지 않고, 편안하게 웃으며 보셨으면 좋겠어요. 너무 몰입하지 말고 그냥 편하게 보셨으면 합니다."
실제 주변 의사들의 반응에 대해 묻자 이서진은 "일단 다들 분장 때문에 초반 반응이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문자를 많이 받았는데, '의사의 애환을 잘 표현해달라'는 말씀을 많이들 하셨다. 의술을 보여주는 드라마는 아니고 삶이 고달픈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보니, 개업 초반 힘들었을 때의 이야기를 해주곤 하셨다"고 말했다.
이서진은 `내과 박원장`을 통해 중년 남성들의 애환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공|티빙
↑ 이서진은 `내과 박원장`을 통해 중년 남성들의 애환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공|티빙
박원장과 같은 중년 남성으로서 고민에 대해 묻자 탈모에 대한 걱정과 건강에 대한 고민을 꼽은 이서진. 그는 "박원장에서도 의사라는 역할이라기보다는 그냥 힘들게 살아가는 한 중년 남자의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의술보다는 한 사회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40대의 모습이 나에게는 중점이있던것 같다"고 말했다.
극중 '짠내'나는 박원장과 비슷한 점에 대해 묻자 이서진은 "개인적으로 많이 절약하는 편이다. 성장 과정에서 그렇게 된 건데, 집에서 전기 많이 켜놓는 거 되게 싫어한다. 내가 박원장보다 더 싫어할 수도 있다. 음식 버리고 음료 버리는 거 되게 싫어한다 그런 부분은 내가 더 짠내날 수 있다"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김광규, 정형석, 서범준, 신은정, 차청화 등 동료 배우들과의 호흡은 '찰떡'이란다. 그는 "원래 친하고 성격들이 좋은 분들이고 정말 코미디에 다들 적합한 분들이라 호흡 맞추는 데 전혀 지장 없었다. 같이 끼어들기도 하고, 농담도 많이 하고, 촬영 없을 때도 긴장하는 것 없이 놀기 바빴다"고 웃으며 말했다.
극중 박원장의 가족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웃음 포인트다. 특히 평소 이서진이 '원픽'으로 꼽았던 배우 라미란과의 부부 케미는 말 그대로 '극강'이다.
라미란과의 호흡에 대해 이서진은 "늘 함께 해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하게 돼 좋았다. 이번엔 코미디를 했지만 언젠가 정극도 해보고 싶다"고 라미란과의 재회를 고대했다.
두 사람이 보여주는 코믹 신은 거의 애드리브 대결을 방불케 하는 열연의 장으로 그려져 매 회 시청자를 웃게 하는 대목. 이에 대해 이서진은 "라미란과 촬영 전 어떻게 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찍는 건 전혀 아닌데 테이크를 몇 번 가다 보니 점점 더 (표현이) 세진 것 같다. 더 센 것들도 있었는데 편집된 것"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덕분에 이서진-라미란 신 현장은 늘 웃음바다라고 했다.
이서진이 박원장 가족 신 촬영에서 보여주는 큰 아들 박민구(주우연 분)와 철부지 둘째 아들 박동구(김강훈 분)와의 호흡도 마치 실제 가족을 방불케 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이서진은 "어린 아이들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우연이는 20대 후반으로 결코 어리지 않고, 강훈이도 말이 통하는 나이"라며 "내가 현장에서 무게 잡는 타입도 아니라 가족처럼 놀면서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서진은 연기 욕심을 내려놓고 즐기는 자세로 작품 활동에 임하고 있다. 제공|티빙
↑ 이서진은 연기 욕심을 내려놓고 즐기는 자세로 작품 활동에 임하고 있다. 제공|티빙
그 스스로 이미 박원장에 푹 스며든 이서진이 '내과 박원장'에서 위로받는 순간도 가족과 함께 하는 장면이란다. 그는 "밖에선 힘든 일이 굉장히 많고, 물론 집에 와도 문제 많은 집도 많지만 (박원장이) 집에 왔을 때 가족이 있는 걸 든든해하는 모습은 있다"며 "집에 와서 위로해주는 가족이 있다는 건, 코미디이긴 하지만 보기 좋은 부분이더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실제 사모림 같은 여자가 나타나더라도 '현실' 이서진의 선택은 박원장과는 다를 것이라고. 이서진은 "사모림 같은 여자와 사실, 오래 살 수는 없을 것"이라며 "촬영할 때보다 방송으로 보니 더 황당하더라. 사랑스러운 부분도 있고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 살 순 없지 않겠나"고 솔직하게 웃으며 말했다.
재벌 2세, 날카로운 전문직 종사자, 근엄한 왕 등 한동안 작품 속 무게감 있는 역할과 이미지로 각인돼 있던 이서진이지만, 지금은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등 다수의 예능에서 보여준 솔직 털털 까칠한 인간적인 모습 덕분에 보다 더 넓은 스펙트럼을 갖게 됐다. 이번 박원장 역시 이서진이 그간 작품에서는 좀처럼 보여주지 않았던 코믹한 요소를 극대화 해 펼쳐보이고 있다.
연기와 캐릭터의 폭을 넓힌다는 데서 개인적 만족감도 클 법도 한데, 이서진은 "배우로서 더 보여주고 싶은 게 있다기보단 '내과 박원장'이 재미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가장 컸다"면서 큰 욕심을 내려놓은 모습을 거듭 보여줬다.
"저는 (배우로서) 큰 목표를 갖고 있진 않아요. 나이가 점점 들면서 개인으로서는 충분히, 너무 감사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고 성취가 된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한 작품의 일원인 배우로서 열심히 하고 싶어요."
이서진은 그러면서 "나이가 들면서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더 많이 생기는 것 같다. '이 작품 잘 될 것 같아'가 아니라, '내가 하면서 더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걸 택하게 되더라"며 "앞으로 얼마나 오랫동안 배우로 살 수 있을 지 모르지만, 내가 좋아하는 걸 택하며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MBC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정조 이산 역을 맡았던 배우들이 주목받으면서 과거 '이산'에서 활약한 이서진도 회자되는 분위기를 언급하자 "이산은 준호고, 나는 박원장"이라고 너털웃음을 지은 이서진. 그저 "매 회 서로 다른 에피소드

가 나오니 '내과 박원장' 남은 회차도 즐겨주시면 좋겠다"고 작품 홍보에 열을 올리는 그에게선 왠지 모르게 박원장의 '짠내'와는 사뭇 달리 무심한 듯 영리한 영업력(?)이 전해진다.
이서진의 변화무쌍한 도전을 만날 수 있는 '내과 박원장'은 매주 금요일 공개된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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