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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라의 귀환 [시즌 결산- 보스턴 레드삭스]

기사입력 2022-01-24 06:02

지난 2019년 11월 메이저리그를 뒤흔들었던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 스캔들. 그당시 징계를 받은 사람은 단 세 명으로 당시 단장이었던 제프 루나우, 감독이었던 A.J. 힌치, 그리고 벤치코치였던 알렉스 코라가 그들이었다. 루나우나 힌치는 관리 소홀의 이유로 징계를 받았지만, 코라는 당시 지명타자였던 카를로스 벨트란과 함께 조사 보고서에서 주동자로 지목됐었다. 이후 힌치와 코리는 징계를 마친 뒤 다시 현장에 복귀했다. 힌치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즈 감독이 됐고 코라는 보스턴 감독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보스턴은 코라의 귀환과 함께 다시 예전에 보여줬던 경쟁력을 되찾았다.
8월초까지는 지구 선두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그러나 8월 한 달 12승 16패로 주춤하며 지구 선두 경쟁에서 멀어졌고, 대신 와일드카드 경쟁에 휘말렸다. 같은 지구의 토론토 블루제이스, 뉴욕 양키스, 그리고 대륙 건너 시애틀 매리너스와 와일드카드 두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막판에는 위험했다. 뉴욕 양키스와 홈 3연전을 스윕당했고 지구 최하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원정 3연전마저 1승 2패로 밀렸다. 그리고 찾아온 워싱턴 내셔널스와 마지막 3연전에서 세 경기를 모두 이기며 간신히 와일드카드 1위를 확정했다. 특히 시즌 최종전은 극적이었는데 선발 크리스 세일이 3회를 못버티고 무너지며 1-5로 끌려갔지만, 6회 이후 6점을 뽑으며 극적으로 뒤집었다.
코라 감독이 돌아온 보스턴은 예전의 경쟁력을 되찾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 코라 감독이 돌아온 보스턴은 예전의 경쟁력을 되찾았다. 사진=ⓒAFPBBNews = News1
3년만에 다시 찾은 가을야구에서는 날아올랐다. 와일드카드 게임에서 양키스를 이겼고, 디비전시리즈에서 아메리칸리그 최고 승률팀 탬파베이 레이스를 잡았다. 원정으로 치른 1차전을 0-5로 완패했음에도 이후 3연승 거두며 전세를 뒤집었다. 특히 홈에서 열린 3, 4차전은 모두 끝내기로 이겼다.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만나 2승 4패로 밀리면서 아쉽게 월드시리즈에는 나가지 못했다.

시즌 훑어보기
92승 70패 아메리칸리그 동부 2위, 829득점 749실점
WAR TOP5(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키케 에르난데스 4.9
잰더 보가츠 4.9
네이던 이볼디 4.6
라파엘 데버스 3.5
가렛 위틀록 3.0

보스턴 타선은 거를 타자가 없었다. 사진= MK스포츠 DB
↑ 보스턴 타선은 거를 타자가 없었다. 사진= MK스포츠 DB

좋았던 일
크리스 세일이 돌아왔다. 2020년 토미 존 수술로 시즌 전체를 날린 그는 8월 15일 볼티모어와 홈경기에서 복귀, 9경기에서 42 2/3이닝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16으로 선전했다. 소화 이닝이 많았던 것은 아니지만, 9이닝당 11개의 탈삼진을 잡으며 건재를 과시했다. 수술 복귀 이후 첫 풀타임 시즌이 될 2022년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네이던 이볼디는 4년 6800만 달러 계약을 맺은 이후 가장 의미 있는 시즌을 보냈다. 32경기에서 182 1/3이닝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 팀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157 2/3이닝 4.74), 닉 피베타(155이닝 4.53)도 양적으로 준수한 시즌을 보냈다. 태너 후크는 1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남겼다.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구원 등판, 5이닝 1실점하며 시리즈 전체 흐름을 바꿨다.
보스턴의 2021시즌을 논함에 있어 신인 가렛 위틀록의 이름도 빼놓을 수 없다. 46경기에서 73 1/3이닝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하며 놀라운 활약 보여줬다. 룰5드래프트를 통해 발굴한 보석이다. 그가 올해의 신인 투표에서 한 표도 얻지 못한 것은 놀라운 일이다. 사와무라 히로카즈도 55경기에서 53이닝 평균자책점 3.06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다. 시즌 도중 합류한 핸젤 로블레스도 27경기에서 4세이브 평균자책점 3.60 기록하며 잘해줬다.
라파엘 데버스는 타율 0.279 OPS 0.890 38홈런 113타점을 기록하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잰더 보가츠도 타율 0.195 OPS 0.863 23홈런 79타점으로 뒤를 이었다. J.D. 마르티네스도 타율 0.286 OPS 0.867 28홈런 99타점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탬파베이에서 논 텐더 방출됐던 헌터 렌프로에는 31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설움을 달랬다. 구멍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타자들이 전반적으로 좋은 활약을 해줬다. 시즌 도중 합류한 카일 슈와버도 41경기에서 타율 0.291 OPS 0.957 기록하며 압도적인 활약을 보였다. 2년 1400만 달러 계약으로 합류한 키케 에르난데스는 2루와 중견수에 집중하면서 타석에서 더 좋은 모습 보여줬다. 타율 0.250 OPS 0.786으로 2018년 이후 가장 좋은 성적 기록했다.
마무리 맷 반스는 뭔가 아쉬웠다. 사진=ⓒAFPBBNews = News1
↑ 마무리 맷 반스는 뭔가 아쉬웠다. 사진=ⓒAFPBBNews = News1

나빴던 일
1000만 달러 계약으로 영입한 가렛 리차즈는 실패작이었다. 선발 2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22로 부진하며 결국 불펜으로 밀려났다. 또 다른 베테랑 선발 마틴 페레즈도 2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77로 실망스런 성적 남기고 8월 이후 불펜으로 밀려났다. 필승조를 맡은 맷 반스(60경기 54 2/3이닝 3.79)와 애덤 오타비노(69경기 62이닝 4.21)는 35개의 세이브를 합작했지만, 동시에 12개의 블론세이브를 합작했다. 아주 못봐줄 정도는 아니었지만, '경쟁하는 팀'의 필승조로는 살짝 아쉬운 모습이었다. 보스턴 불펜진은 포스트시즌 기간 5.2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네 번의 세이브 기회에서 한 번도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너졌다.
타자중에 딱 한 명 조금 아쉬운 선수를 꼽자면 바비 달벡이 있었다. 2020년 빅리그 데뷔, 타율 23경기에서 타율 0.263 OPS 0.959를 기록하며 기대를 모았던 그는 주전 1루수로 기회를 잡은 이번 시즌 133경기에서 타율 0.240 OPS 0.792로 악간 주춤했다. 여전히 좋은 성적(OPS+ 105)이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뭔가 아쉬웠다. 보스턴이 카일 슈와버를 시즌 도중 영입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보였다. 2루의 주인이 확실하지 않았던 것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에르난데스가 중견수 출전 빈도가 높아지면서 생긴 2루수 공백은 크리스티안 아로요, 마윈 곤잘레스 등이 메웠지만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앞으로 할 일
FA: 애덤 오타비노, 마틴 페레즈, 가렛 리차즈, 핸젤 로블레스,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다니엘 산타나, 카일 슈와버, 트래비스 쇼
연봉조정: 케빈 플라웨키, 헌터 렌프로에, 라이언 브레이지어, 라파엘 데버스, 닉 피베타, 프랜치 코데로, 알렉스 버두고, 크리스티안 아로요, 조시 테일러

투수쪽에서 FA 이탈이 많았고 지금까지 오프시즌 전력 보강도 그쪽에 초점이 맞춰졌다. 마이클 와카, 제임스 팩스턴, 리치 힐을 차례대로 영입했다. 이중 팩스

턴은 토미 존 수술 이후 재활중으로 2022 시즌 도중 복귀할 예정이다. 여기에 밀워키 브루어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렌프로에를 보내고 재키 브래들리 주니어를 재영입했다. 좋은 기억이 많은 보스턴이라면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남은 오프시즌은 불펜과 2루 보강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호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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