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8일째 현장 모습 / 사진 = 연합뉴스 |
광주광역시에서 발생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아파트 브랜드 ‘아이파크’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집주인들이 직접 들어가는 대신 전세로 매물을 돌리면서 전세 매물이 급증하고 호가도 떨어지는 곳도 나오고 있습니다.
HDC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준공이 예정된 아이파크 아파트는 전국에 총 5곳입니다. 이들은 3월 준공 예정인 충북 청주시의 '청주가경아이파크4단지'를 시작으로 4월엔 서울 강남구, 충남 당진시, 강원도 속초시에, 5월엔 전북 전주시에 각각 들어설 예정입니다.
이들 단지에서는 사고 당일인 지난 11일을 기점으로 전세 매물이 30% 가량 증가했습니다. 부동산 정보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들 단지의 전세 매물은 지난 11일 총 211건이었지만, 18일 280건으로 32.7% 급증했습니다. 같은 기간 매매와 월세를 합친 전체 매물도 326건에서 411건으로 26.0%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개별 단지에서도 전세 매물의 급증이 포착됐습니다. 이 기간 499가구 규모의 서울 강남구 역삼센트럴아이파크는 9건에 그치던 전세 매물이 15건으로 66.6% 늘었습니다. 1319가구 규모의 전북 전주 태평아이파크도 99건이던 전세 매물이 131건으로 32.3% 증가했습니다.
↑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17일 오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외벽 붕괴 사고 현장 부근에서 사과문 발표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이는 전국 아이파크 단지 입주예정자들이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안전성 우려로 준공 후 입주를 기피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 아이파크 단지 입주예정자는 “건설사와 지자체에서 안전 점검을 추가로 실시한다고 하지만 쉽게 안심이 되지 않는다”며 “최소한 첫 입주는 피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습니다.
물량이 단기간 내 크게 늘면서 호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대전아이파크시티 2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말에서 올해 초까지 전세 호가가 5억에서 6억원에 달했지만 최근 4억원짜리 매물까지 나왔습니다. ‘청주가경아이파크 4단지’ 전용 84㎡는 이달 초 5억3000만원까지 높아졌던 호가가 최근 4억3000만원까지 내려왔습니다.
↑ 17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구조·안전 분야 전문가들이 높이 120m 대형크레인에 연결한 작업대를 타고 올라 기울어진 타워크레인 해체에 앞서 안전진단을 하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
입주가 시작된 아이파크 단지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이달 입주를 시작한 경기 안양시 비산자이아이파크 전용 59㎡는 지난 10월 5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는데, 사고 직후인 지난 14일에는 같은 평형이 4억5500만원에 계약됐습니다. 광주 아이파크 사고를 기점으로 전세가가 1억원 낮아진 셈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HDC현대산업개발과 재건축 및 재개발 시공 계약을 체결한 조합들은 계약 해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운암3단지 재건축 조합은 HDC현대산업개발에 계약 해지 검토를 통보했고 학동4구역 재개발조합은 시공사 교체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대전 탄방동 탄방1구역(숭어리샘) 재건축 사업의 경우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이 각각 50%의 지분으로 시공사로 참여했는데, 조합 내에서 GS건설 단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돼 시공사 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단지에서는 ‘단지명이라도 바꾸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1단지 주공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들어설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에서도 일부 조합원들이 단지명에서 아이파크는 빼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