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김건희 방송, 실질적 반론권 보장해야”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 / 사진=연합뉴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녹음 파일을 다룬 방송이 오는 16일 방송될 예정입니다. 법원은 수사 및 사생활과 관련된 내용은 방송 불가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총 7시간 45분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라 김 씨의 어떠한 발언이 유권자들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를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 사진=MBC ‘스트레이트’ 시청자 의견 캡처 |
김 씨의 ‘7시간 통화녹음 파일’이 대선 국면 새로운 이슈로 급부상한 가운데, 시청자들의 관심도 뜨겁습니다. 해당 방송을 진행하는 MBC의 ‘스트레이트’ 시청자 의견에는 지난 13일부터 오늘(15일)까지 90개에 육박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평소 한 주에 2~3건의 게시글이 개재되는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변화입니다.
게시글 가운데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꼭 방송 부탁드린다’라는 글에서 한 시청자는 “법원에서도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일부만 방송 금지한 것이니,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반드시 방송해 달라”며 “이번 주에 방송이 어렵다면, 다음 주라도 꼭 방송해 달라. 저 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어떤 내용인지 학수고대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외에도 “국민들이 벌금 모금이라도 할 테니 숨김없이 다 방송해 달라”, “어차피 판단은 국민이 합니다”라는 글이 잇따랐습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관련한 녹음 파일도 공개하라는 게시물도 올라왔습니다. 한 시청자는 “공명정대한 선거를 위한 방송의 공정성 확보와 정치적 편향성 배제를 위해 이재명, 김혜경 부부의 녹음 테이프도 공영방송 MBC에서 방송을 같이 해줬으면 좋겠다”며 “녹음본이 있다는데 인터넷에서나 공개됐지 공영방송에서는 제대로 보도해준 적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측이 MBC를 상대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것을 놓고 전략적으로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그냥 해프닝으로 무시하고 흘려 버렸어야 했을 돌발 사건을 (국민의힘이) 가처분 신청해 국민적 관심사로 만들었다”고 꼬집었습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디지털대전환위원장 또한 “오히려 더욱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게 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완전히 판을 키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5일 울산 동구 전하체육센터에서 열린 울산시 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
윤 후보는 김 씨의 ‘7시간 통화파일 녹음’과 관련해 법원이 일부를 제외한 내용을 보도해도 된다고 결정한 데 대해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전날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부산·울산·경남 지역을 방문 중 윤 후보는 이날 울산 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직 판결문도 보지 못했고, 일정이 워낙 바쁘다 보니 그걸 들여다볼 시간이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윤 후보는 정치권 일각에서 MBC, YTN 항의방문을 언론탄압이라고 보는 시각에 대해 “일반론적으로 말하자면 언론탄압은 힘 있는 집권여당이 하는 것이지 야당이 언론 탄압한다는 이야기는 참 금시초문”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 MBC를 항의 방문한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원내지도부 / 사진=국회기자단 |
아울러 국민의힘 측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 씨의 반론권을 보장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MBC는 지난 12월 녹음파일 입수 후 지금까지 김 씨에게 단문형으로 단 3개의 발언만 문자로 보낸 후 구체적인 취재 방향과 내용을 알려준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MBC 기자가 김 씨에게) 본인에게 직접 전화를 하면 보도 내용을 설명해주고 반론도 반영해주겠다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김건희 대표의 약점을 잡았으니 내용도 모르는 상태로 무조건 MBC의 인터뷰에 응하라는
아울러 “(MBC가) 선거본부공보단에 구체적인 방송 내용과 함께 질문을 보내야 김 씨의 실질적인 반론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반론권 보장 없이 시기를 조율해가며 방송하는 것은 선거 개입이고 공정 보도원칙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