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들 "위선적…순진하고 단순해"
↑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기를 낳지 않고 개와 고양이를 기르는 부부들에 대해 "이기적"이라고 비판한 가운데, 누리꾼들이 "교황이 현실을 모른다"라고 반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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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시간으로 6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교황의 발언에 대해 '성차별적'이라는 지적이 쏟아졌고, 특히 반려동물 주인들이 반발하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벨파스트의 국민보건서비스(NHS) 관리자인 소피러스비는 "모든 사람이 아이를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가져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교황의 발언은) 정말 단순하고 둔감하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는 "가톨릭 신자로서 내가 의학적인 이유로 아이를 갖지 못한다는 수치심과 싸워왔다"며 "현재 반려동물 두 마리를 키우고 있지만 아이를 대체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대신 부모, 형제자매, 조카와의 관계에서 의미를 찾았다"라고 밝혔습니다.
런던 출신의 세공사 네스티 너지는 "소득이 낮고 험난한 노동시장 조건을 고려하면 오늘날 아이를 갖는 것은 사치"라고 꼬집었으며, 교육계에 종사하는 스테프는 "아이 대신 개를 기르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 내 고향에서는 많은 사람이 개를 기르고 개를 아이처럼 대한다"라고 반박했습니다.
↑ 기사 내용과 무관한 참고 이미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벨파스트 퀸스대의 심리학자 데버러 웰스는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것은 주인의 우울감과 외로움을 줄여주고 자존감을 높여준다"면서 "사람이 아이의 대체재로 반려동물을 이용한다는 증거가 없고, 오히려 사람이 동물에 의존적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탈리아의 한 동물보호단체도 "(교황의 발언은) 우리의 삶에서 사랑을 양적으로 제한하는 발언"이라며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줄 것을 빼앗는 거라는 사고방식은 매우 이상하다"라고 질책했습니다.
↑ 프란치스코 교황 / 사진=연합뉴스 |
앞서 지난 5일 교황은 바티칸 교황청에서 열린 일반인 미사에서 "요즘 사람들이 아이를 갖기를 원하지 않거나 한 명만 갖기를 원하면서도 개와 고양이는 두 마리씩 키운다. 이는 이기주의의 한 형태"라고 말했습니다.
교황은 2014년 언론 인터뷰에서도 "반려동물을 기르는 행위는 문화적 타락의 또 다른 현상"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이 발언은 최근 70년간 유럽의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교황은 이탈리아의 출생률 하락 발표에 대해서도 "이 나라가 '인구 통계학적인 겨울'에 직면해 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출산율 하락의 원인을 단순 반려동물의 입양이 늘어난 탓으로 돌릴 수
세인트앤드루스대의 인구학자 프란체스카 피오리는 "저출산은 고용 불안, 비싼 집값, 경제적 불확실성, 육아 준비와 유연근무제 부족 등의 문제를 포함한다"며 "저출산을 해결하려면 사람들을 비난할 게 아니라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