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 신년기획 금융리더 100인에게 듣는다 ① ◆
금융리더들이 '경직된 조직문화'를 디지털혁신(DX)의 걸림돌로 꼽았다. 반면 자유롭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는 빅테크·핀테크의 강점이다. 한 금융사 수장은 기존 금융권의 영업 방식을 '한정식집'에, 핀테크의 사업모델을 '패스트푸드점'에 비유했다. 고객을 자리로 안내하고 무엇을 먹을 건지 물은 다음 열심히 요리해서 거나한 한상차림을 내오는 곳과 손님이 입장하면서 메뉴를 말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식사를 제공하는 곳의 경쟁이라는 이야기다. 고객들이 패스트푸드에 익숙해지면서 한정식집 직원들도 디지털 금융만큼은 빠르게 서비스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올해 금융시장 키워드인 '데이터 주권', 즉 소비자 결정권 확대도 빅테크와 핀테크에 유리한 요소다. 금융권에서 '고객 중심'이라는 의미가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전문 부서에서 금융상품을 만들어서 영업점에 내려주던 전통적인 방식 대신, 개발 단계부터 어떻게 하면 가입과 매매를 간소화할지 고민해야 한다. 개인연금펀드 운용사 전환도 영업점을 방문할 필요 없이 클릭 몇 번, 확인 전화 한 통이면 되는 시대다.
이 같은 속도를 기존 금융권이 따라가기란 쉽지 않다. 한 핀테크 기업 대표는 "DX 전쟁의 승패는 기술 개발이나 산업 변화보다 조직문화가 좌우한다. 위에서 바뀐다고 해도 실무진이 일하는 방식이 바뀌는 데에는 시간차가 있는데 이게 참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근 주요 금융권이 조직 개편을 하면서 플랫폼부, MZ세대팀을 신설하고 상품 개발 단계부터 개발자를 투입하는 등 '애자일 조직'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 일부에 불과하다. 지금껏 금융권을 지탱해온 조직문화를 얼마나 유연하게 바꿀 수 있느냐에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금융 수장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대목이다.
◇ 응답자 소속 기관(업권별 가나다순) 경남은행, 광주은행, 부산은행, 수출입은행, 신한금융지주, 신한은행, 우리금융지주, 우리은행, 하나금융지주, 하나은행,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DGB대구은행, IBK기업은행, JB금융지주, KB국민은행, KB금융지주, KDB산업은행, NH농협은행, NH농협지주, SC제일은행, 메리츠화재, 미래에셋생명, 삼성생명, 삼성화재, 신한라이프,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롯데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BC카드, 하나캐피탈, 현대캐피탈, 삼성자산운용, 신한금융투자, 한국거래소,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웰컴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하나저축은행, OK저축은행, SBI저축은행, 국제금융센터, 금융연구원,
[신찬옥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