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윤석열에 보고도 없었던 인터뷰"
논란 되자 윤석열 "게임은 질병 아냐" 직접 진화 나서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에서 '윤석열의 정부혁신-디지털플랫폼정부' 공약을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
"게임은 사용자들의 정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진흥과 규제를 적절히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게임은 질병이 아니다. 게임에 대한 구시대적인 규제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임에 대해 다소 상반돼 보이는 두 입장 모두, 표면적으로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입에서 나왔습니다. 첫 번째 입장 '게임 이용 장애에 질병 코드를 부여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은 지난 1일 공개된 게임 전문 매체 '인벤'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윤 후보가 답한 내용입니다. 하지만 해당 서면 인터뷰는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소속 실무자가 답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윤 후보가 아닌 실무자가 답변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후보 패싱' 논란이 불거진 것입니다.
앞서 윤 후보는 '인벤'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확률형 아이템의 정보 공개'에 대해 "기업으로서 수용하기 어려운 영업비밀 공개 의무화 등 강력한 규제도 무조건 능사가 아니다"라고 답했고, '게임 질병화 문제'에 대해서는 "게임 질병에 관한 개념이 사회 보편적으로 마련 된다면 건강보험기준의 정비나 또는 게임 이용 장애 현상을 보이는 사용자들에 대한 예방 교육, 게임 이용 장애에 대한 적절한 홍보 등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게임은 사용자들의 정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진흥과 규제를 적절히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며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화하는 경우에 게임 업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고도 했습니다. '게임 이용 장애에 질병 코드를 부여해야 한다'는 취지의 답변입니다. 2030 유권자들의 반발을 부를 수 있는 내용인 것입니다.
이에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같은 날 SNS에서 "게이머의 정서와 크게 떨어진 윤석열 선대위의 인식에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윤 후보의) 몇몇 답변이 게이머보단 업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여져 게이머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확률형 아이템은 국회서도 정부 규제 강화로 입장을 모아 놨다. 이런 분위기에 반하는 입장을 낸다면 청년 지지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이 민감한 상황을 잘 헤아려 앞으로 게임 정책에 잘 반영해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하 의원은 '게임 인터뷰, 후보 패싱한 선대위 관계자를 문책해야 한다'는 제목의 SNS 글도 연달아 올렸습니다. 해당 글에서 하 의원은 "윤 후보 이름으로 나간 게임 정책 인터뷰는 윤 후보에게 보고도 없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인터뷰는 후보에게 보고조차 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후보 동의도 받지 않은 인터뷰 답변이 후보 이름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국민의힘 선대위는 당 대표 뿐만 아니라 후보조차 패싱하고 있는 것"이라며 "게임은 2030 세대에게 지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이슈다. 이런 큰 문제를 당내 게임 전문 의원과 협의도 하지 않고 심지어 후보 본인도 모른 채 후보 이름으로 내는 현재 선대위 심각한 문제가 있다. 후보 패싱한 관계자를 찾아내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답변으로 게임업계와 2030 유권자들 사이에서 형성된 반감을 의식하듯, 윤 후보는 '게임은 질병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윤 후보는 SNS를 통해 "게임은 결코 질병이 아니다. 지나친 사행성이 우려되는 부분 이외에는 게임에 대한 구시대적인 규제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부 간섭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는 게임 등 미래 신기술 분야에 대한 소통 창구를 활짝 열고, 정책에 반영하도록
특히 윤 후보는 "확률형 아이템의 불투명성과 같이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불합리한 문제에 대해서는, 확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향으로 게이머들의 의견을 존중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앞서 게임 매체와 나눴던 서면 인터뷰 내용과는 반대되는 해명을 내놓았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