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80년대 민주화 운동, 수입해 온 이념에 사로잡혀"

정의당 "민주주의 역사와 근간 흔드는 망언"
"부득이하게 국민의힘 입당했다"는 尹 발언도 논란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순천 에코그라드 호텔에서 열린 전남선대위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공동취재

호남 지역을 방문 중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80년대 민주화 운동'에 대해 "외국에서 수입한 이념"이라고 말해 논란을 불렀습니다. 이에 대해 정의당은 곧장 "수많은 시민들의 헌신과 희생이 담긴 민주화 운동을 폄훼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시대착오적 이념으로 뭉친 소수의 이너서클이 돌아가며 국정을 담당한다. 80년대 민주화 운동을 한 분들이 (문재인 정부에) 많이 있지만, 자유주의 정신에 따라 하는 민주화 운동이 아니고, 외국에서 수입해온 이념에 사로잡혀 민주화 운동을 한 분들과 같은 길을 걸은 것이다. 그 시대에는 민주화라고 하는 공통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고 이해가 됐지만, 문민화가 되고, 우리나라 정치에서 민주화가 이뤄지고, 전체적으로 고도 선진 사회로 발전하는 데에선 발목을 잡아왔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윤석열 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순천시 에코그라드 호텔에서 열린 전남 선대위 출범식에 참석해 한 말입니다.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호남 민심에 호소를 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로, 윤 후보는 "잘사는 사람과 못 사는 사람을 갈라치고, 영남과 호남을 갈라치고, 전북과 전남을 갈라치고, 이렇게 국민들을 찢어서 자기 편할 대로 활용했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잘못이고 죄"라고도 했습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순천 에코그라드 호텔에서 열린 전남선대위 출범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 사진 = 공동취재

오승재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은 곧바로 논평을 내고는 "어떻게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수많은 시민들의 헌신과 희생이 담긴 민주화 운동을 폄훼할 수 있느냐"며 "윤석열 후보는 하루라도 망언을 하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 것이냐. 아니면 망언을 통한 노이즈 마케팅을 진짜 선거 전략으로 채택이라도 한 것이냐"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오 대변인은 "극빈층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나서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았다. 번번이 국민의 화만 돋우는 윤석열 후보의 ‘망언 퍼레이드’는 스스로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사실을 연거푸 드러내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와 근간을 흔드는 윤석열 후보의 망언에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한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그러면서 "독재자 전두환의 80년대 정치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보통시민들의 80년대 민주화운동은 폄훼하기 급급한 윤석열 후보에게 과연 국정을 맡길 수 있겠느냐"며 "군사독재에 맞서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켜냈던 시민들의 저항을 부정하고 모독하는 사람에게 대통령 후보 자격을 부여할 수 있을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쏘아 붙였습니다. 아울러 "망언에 대해 엄중히 사과하고, 책임 있는 조치에 나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전했습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3일 오후 전남 순천 에코그라드 호텔에서 열린 전남선대위 출범식에서 참석하고 있다. / 사진 = 공동취재

이날 같은 자리에서 윤 후보는 "저도 이 정권을 교체해야 하고, 민주당에는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부득이 국민의힘을 선택했다"고도 해 지지자들의 반발을 부르기도 했습니다. 해당 발언은 "국민의힘이 그동안 제대로 잘 못했기 때문에 우리 호남 분들이 국민의힘에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지지를 하지 않으셨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는 말 뒤에 나왔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