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규명을 위해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전문가들, 사건 공론화시키려는 의도 분석
지난 4월 서울 반포 한강공원에서 실종됐다 숨진 채 발견된 故 손정민 씨를 추모하는 지하철 광고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하철 광고 추모는 과하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한편, 아직 의혹이 풀리지 않은 만큼 추모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는 11월 4일부터 지난 6일까지 약 한 달간 손 씨를 추모하는 지하철 광고가 게재됐습니다. 고인의 사진과 함께 '사랑해 정민아. 하늘이 우리에게 빌려준 선물. 너를 잊지 않을게'라는 문구가 쓰인 광고에는 그의 죽음을 추모하려는 이들의 포스트잇이 붙었습니다. 현재는 계약 기간 종료로 광고는 내려간 상태로 전해졌습니다.
9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안에도 손 씨를 추모하는 광고가 걸려 있었습니다. 손 씨의 어린 시절 사진과 함께 '고마워 정민아', '너를 잊지 않을게 영원히', '우리 꼭 다시 만나'라는 문구가 담겨 있었습니다.
광고를 본 일부 시민은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대학생 이 모(24)씨는 데일리안과의 인터뷰를 통해 "아이돌 생일 광고도 아닌데 지하철 광고는 추모의 취지와 다소 맞지 않는 것 같다.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리는데 왜 '고맙다'고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직장인 박 모(31)씨는 과하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매체를 통해 "공적인 일로 죽은 것도, 국가에 기여하다 사망한 것도 아닌, 술 먹고 사고사 한 사건으로 결론났는데 지하철 광고는 과한 측면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직장인 학벌이 낮은 가난한 대학생이 억울하게 죽었어도 계속 회자됐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손 씨를 추모하기 위해 삼성역을 찾았다는 정 모(36)씨는 데일리안을 통해 "아들을 허무하게 잃어 억울하고, 단순 실족사로 보기엔 여전히 의문이 풀리지 않은 사건 아니냐. 이 사건에 대한 진실이 규명될 수 있도록 시민들의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지하철 광고를 통해 사건을 공론화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매체에 따르면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강공원에서 꽃을 올려놓는 추모 방식에서 비용이 드는 지하철 광고까지 하는 것은 여론 확장을 하고 싶어 하는 의도가 보인다. 지하철 광고를 한 이들은 이 사건이 추호도 의심할 바 없이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감정이 남아있고, 사회가 여전히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냥 비난할 일만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반면 지하철 광고 게재는 부적절한 행위라고 보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매체를 통해 "지하철 광고 추모 움직임은 마음속에 남아 있는 미련을 표현하고자 하는 심정으로 보인다"고 전하며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가지만 확실한 증거나 새로운 진술이 추가적으로 발견된 것이 아니라면 단순히 수사기관에 대한 불신만으로 수사 결과를
한편 경찰은 사건 당시 손 씨와 함께 있던 친구 A 씨에 대해 지난 10월 24일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결론을 냈습니다. 이에 손 씨의 유족은 지난 10월 29일 검찰에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한 이의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