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하면, 순한 동물로 인식하고 있죠.
그런데 이 소들이 떼로 몰려다니면 무섭기도 하고, 농작물 피해까지 입히면 곱게 보이지 않겠죠?
시도때도없이 나타나는 소떼 때문에 주민들이 불안에 떠는 마을이 있다고 합니다.
강진우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굶주린 듯한 소떼가 먹을 것을 찾아 마을을 헤집고 다닙니다.
돌아다니다 지친 소들은 시위라도 벌이듯 도로 옆 공터에 앉아 있습니다.
참다못한 주민들이 소떼를 쫓아내 보려 하지만 꿈쩍도 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송부복 / 마을 주민
- "쫓아도 힐끗힐끗 쳐다보고…, 소가 크니까 겁이 나요."
텃밭을 습격하는 일도 예사입니다.
농작물을 빼앗긴 농민은 그저 억울할 뿐입니다.
▶ 인터뷰 : 현옥자 / 피해 농민
- "애지중지 키운 걸 보름만 있으면 수확인데 1년 농사를 이렇게 망치니까 너무 안타깝고 힘듭니다."
10년 전부터 마을을 활보하고 다니는 소떼는 모두 21마리인데, 지난해에는 골프장을 쑥대밭으로 만들어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소떼 피해 신고를 받고 소방이 출동한 건수만 작년에 46건, 올해는 74건으로 부쩍 늘었습니다.
사태가 심각하지만, 이 마을에서 소떼를 방목하는 60대 주인은 소를 가두거나 처분할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행정 당국에서 설득을 해도 통하지 않는다고 주민들은 하소연합니다.
▶ 인터뷰 : 운영모 / 마을 통장
- "(소를) 아주 아끼는 애인처럼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래서 소를 팔면 도살장에 가기 때문에…"
소는 유해조수가 아니라서 주인 동의 없이는 강제 처분이 불가능한 상황.
창원시는 과태료를 대신해 소 3마리를 압류했는데, 주민들은 피해 보상과 재발 방지를 위해 집단소송을 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
영상편집: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