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인기를 모은 넷플릭스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출연했던 필리핀 배우 크리스찬 라가힐이 한국에서 당했던 인종차별 피해를 털어놓았습니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24일 '아시아 보스'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에서 겪은 인종차별 피해 사례를 고백했습니다.
한편 크리스찬 라가힐은 오징어게임 4화에 등번호 276번으로 출연한 배우이며, 게임을 할 팀원을 구하다가 극중 파키스탄 노동자 압둘 알리(등번호 199번)를 만나 이슬람식 인사를 하는 연기를 펼쳤습니다.
그는 2015년부터 영어 교사로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가 2017년부터 단역 배우로 활동해왔고, '협상', '승리호' 등에 출연했한 바 있으며 '오징어게임'을 계기로 자국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라가힐은 마을 버스에서 자리에 앉아 있었고, 서 있는 승객들도 있었습니다.
라가힐은 "승객 중에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나를 노려봤다"며 "몇분 뒤 무언가 내 얼굴을 쳐서 깜짝 놀랐다. 그 여성이 내 얼굴에 양배추를 던진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때 나는 안경을 쓰고 있었는데, 땅에 떨어진 안경을 주웠더니 이미 부러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라가힐은 여성에게 다가가 '죄송하지만 무슨 일이냐. 왜 내 얼굴에 야채를 던졌냐'고 따져 물었지만, 여성은 자신에게 '한국인이 아니니 버스에서 내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덧붙여 그는 "제일 힘들었던 건 아무도 내게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많은 승객이 있었지만 나를 도와준 사람은 없었다"고 회상했습니다.
라가힐은 이후 대처를 묻는 사회자의 말에 "그냥 거기서 울고 있었다. 내려서 택시를 탈 수는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며 "내가 이해할 수 없는건 아무도 나를 돕지 않았다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여성은 버스에서 내릴 때도 "너희 외국인들 나쁜 사람이야"라고 말했다며 "아직도 그 말이 기억난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인종차별 피해 사례에 대한 질문에는 "내 친구들도 나쁜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한다"며 "버스에서 자리에 앉으면 아무도 내 옆에 앉으려 하지 않는다.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기라고 요구하는 여성도 있었다"고 대답했습니다.
라가힐과 인터
이 소식을 접한 필리핀 누리꾼들은 댓글과 SNS를 통해 "인종차별은 아시아인들 사이에서도 일어난다" "어떻게 아시아인이 다른 아시아인에 인종차별을 할 수 있나" 등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