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간오, SNS서 정부 옹호성 글 대량 양산…시진핑 사상 영향
↑ 사진 = SNS |
중국에서 애국주의를 외치는 젊은 극우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회 전반에서 글로벌 색채를 지우고 중국을 강조하는 이른바 '시진핑 사상'이 불러온 '제2의 홍위병'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지난 21일 영국 BBC방송은 애국심과 국수주의로 똘똘 뭉친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쏟아내는 젊은이들을 뜻하는 '자간오'가 급증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에는 과거에도 정부를 찬양하는 글을 올리고 게시물당 5마오(약 90원)을 받는다고 해 '우마오'로 불린 인터넷 댓글부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정부의 지원 없이도 자발적으로 옹호 댓글이나 게시물을 올리는 젊은 애국 청년들이 등장했습니다.
자간오는 '스스로 나서서 활동하는 우마오'의 줄임말로, 스스로 중국 공산당과 정부를 위해 일한다는 의미도 지닙니다. 중국 정부 관리와 그 가족들로 구성돼 있다는 점이 그 특징입니다.
중국에서는 정치적으로 민감하거나 거짓 정보가 담긴 게시글은 SNS상에서 정기적으로 삭제됩니다. 하지만 자간오는 예외로 간주돼 검증되지 않은 이들의 주장이 관영매체에 소개되기도 합니다.
또 이들은 페미니즘, 인권, 다문화, 민주주의 등이 중국 사회를 부패시킨다며 공격합니다. '어린이들이 오전에 우유를 한잔씩 마시면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상식에 대해서도 "중국 전통 아침식사와 가치를 무시하냐"며 비난을 퍼붓고, 중국 우한의 코로나19 실상을 밝힌 작가 팡팡에 대해서는 "조국의 등을 찌른 배신자"라며 맹공격했습니다.
↑ SNS를 통해 논평하는 자간오 / 사진 = BBC |
BBC는 중국에서 극단적인 젊은 애국세력이 급증한 배경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강력한 정체성 홍보 의지가 깔려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아도 애국 청년들의 게시물이 퍼져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애국 게시물에 광고와 유료 콘텐츠를 통해 상당한 수익을 얻는 구조가 형성되면서, 국가와 이들 세력 사이에 공생관계가 맺어졌다는 해석도 덧붙였습니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사진 = 연합뉴스 |
이들이 천안문사태 직후인 1990년대 이후 애국주의 주입식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라는 점도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중국이 외세에 당한 수모를 집중적으로 가르친 것이 서구에 대한 무차별 비난을 쏟아내는 밑거름이 된 것입니다.
한편 중국 내에서도 지나친 애국주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베이징대 국제문제연구소의 위안난성 부소장은 "중국은 개방 확대를 지속하고 국내 포퓰리즘 상승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도 공식 계정을 통해 "사람을 끌어모으려는 목적의 애국 발언과 조작은 안된다"며 "애국 관련 콘텐츠를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국가에 대한 모독"이라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