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전 대통령 사인, 다계통 위축증 등 숙환”
↑ (왼쪽부터) 노태우 전 대통령,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미술관장 / 사진=연합뉴스 |
대한민국 제 13대 대통령을 지낸 노태우 전 대통령이 향년 89세로 오늘(26일) 별세했습니다. 그 가운데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과거 글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노 전 관장은 올해 4월 ‘아버지의 인내심’이라는 글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근황을 전했습니다. 그는 “한마디 말도 못 하고 몸도 움직이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어떻게 십여 년을 지낼 수 있을까? 나는 단 한 달도 그렇게 살 수 없을 것 같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어 “소뇌 위축증이란 희귀병인데 대뇌는 지장이 없어서 의식과 사고는 있다. 때로는 눈짓으로 의사 표현을 하시기도 하는데, 정말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소통이 잘 되지 않으면 온 얼굴이 무너지며 울상이 되신다”며 “아버지가 우는 모습이다.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적었습니다.
노 전 관장은 “어제 또 한 고비를 넘겼다. 호흡 보조 장치에 문제가 생겼던 것”이라며 “지상에서 아버지(그리고 어머니)께 허락된 시간이 앞으로 얼마나 남았는지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노 전 대통령이 확실한 한가지 교훈을 줬다고 언급하며 “인내심이다.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버티고 계신 아버지를 뵈면, 이 세상 어떤 문제도 못 참을 게 없었다”고 했습니다.
또한 “참.용.기(참고 용서하고 기다리라)가 아버지의 좌우명이다. 정말 어려운 길임에 틀림없다”며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지난 5월 8일 어버이날을 맞이했을 당시에는 “아버지가 오늘따라 두 눈을 크게 뜨고 계신다. 이때다, 싶어 평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쏟아냈다”며 과거를 회상했습니다.
노 전 관장은 “나와 동생이 어릴 때 함께 많이 놀아 주신 것 감사하다. 다이아몬드 게임도 자주 하고 함께 만화책도 봤다. 그리고 중학교에 입학해 공부를 어찌하는지 몰라 쩔쩔맬 때, 아빠가 중요한 개념 밑에 밑줄을 그으며 외우라고 가르쳐 주셨다. 대학교 입학하고는 타자기를 선물하시며 영타 치는 법을 가르쳐 주셨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아빠의 사랑 듬뿍 받고 자랐다”며 “그게 저를 버티는 힘”이라며 아버지를 향한 각별한 사랑을 드러냈습니다.
한편, 노 전 대통령의 사인은 장기간 투병으로 인한 다계통 위축증 등 복합적인 숙환이라고 서울대병원이 공식 발표했습니다. 노태우 전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