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별 수능 성적이 처음으로 공개되면서 고교평준화가 안고 있었던 문제점이 여지없이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특히 명문고를 포함한 일반 고등학교가 특목고에 밀려 상위권에서 완전히 자취를 감춰버린 사실이 충격적인데요, 평준화 정책에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천권필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베일에 싸여 있던 수능 성적이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면서 그동안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습니다.
수능 성적 상위권을 특목고가 독차지한 것입니다.
자사고와 비평준고가 일부 눈에 띄었을 뿐, 상위 30개교 중 평준화 고등학교는 단 한 곳도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이른바 '강남 8학군'으로 불리는 강남구와 서초구 고등학교 역시 100위권 밖으로 밀렸습니다.
▶ 인터뷰 : 중학생 학부모
- "학부모 입장에서는 딱 보면 이거 특목고 안가면 큰일 나겠다 싶은데…."
전문가들은 학생 선발권이 있는 외국어고로 우수 학생이 몰려 이 같은 쏠림현상이 나타났다며, 특목고 폐지를 포함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 인터뷰 : 조상식 /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
- "특목고가 가지는 본래 기능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전체 평준화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 수가 있다고 봅니다."
하향 평준화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번 성적 공개로 학력이 뒤떨어진 것으로 드러난 학교에 대해 정부가 집중적인 지원책을 통해 고교 평준화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이명균 / 한국교총 정책연구실장
- "어차피 학생들의 학력수준은 다양하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 차이를 줄여주려는 노력을 정부가 지원정책 쪽으로 무게 중심을 돌려서…."
이번 수능 성적 공개로 특목고 쏠림과 함께 일반고의 하향 평준화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고교체제 개편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MBN뉴스 천권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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