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비하'는 사과하면서도
'고의 충돌' 논란에는 "전혀 사실 아냐"
'고의 충돌' 논란에는 "전혀 사실 아냐"
↑ 사진 = MBN |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동료 비하 논란에 대해서는 사과하면서도 지난 2018년 동계올림픽 당시 동료 선수와 고의 충돌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박했습니다. 논란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심석희가 입장을 내놓았지만 대한빙상경기연맹은 "함께 훈련하기 어렵다"며 심석희를 대표팀에서 분리 조치했습니다. 이에 내주 시작되는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에도 사실상 출전하기 어렵게 됐습니다.
심석희는 오늘(11일) 소속사 갤럭시아SM를 통해 자신을 둘러싼 '동료 비하'와 '동료 선수와 고의 충돌'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심석희는 "먼저 2018년 평창올림픽 기간에 있었던 미성숙한 태도와 언행으로 인하여, 많은 분들께 실망과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특히 기사를 접하고 충격 받았을 김아랑 선수와 최민정 선수, 그리고 코치 선생님들께 마음 깊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달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 사진 = MBN |
최근 심석희는 평창올림픽 기간에 당시 코치와 다른 선수를 비하하고 브래드버리 호주 선수를 언급하는 등의 내용이 남긴 문자가 공개돼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문자에는 김아랑, 최민정 선수에 대한 욕설과 함께 최민정 선수에 대해서는 "하다가 아닌 것 같으면 여자 브래드버리 만들어야지"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호주 쇼트트랙 선수 스티븐 브래드버리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000m 경기에서 안현수, 오노, 리자쥔, 투루콧 등 당시 쟁쟁한 후보들의 연쇄 충돌 덕에 어부지리로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입니다.
지난 2018년 동계올림픽에서 심석희는 1,000m 결승에서 최민정과 충돌했으며 최민정은 4위로 밀리고, 심석희는 실격처리 되며 두 선수 모두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습니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여자 브래드버리 만들어야지"라는 말이 고의 충돌을 의미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이에 심석희가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직접 입장을 밝혔습니다.
심석희는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조재범 코치로부터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여 뇌진탕 증세를 보이고 진천선수촌을 탈출하는 등 당시 신체적∙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였다. 이로 인하여 스스로 가진 화를 절제하지 못하고, 타인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를 드러내며 미성숙한 모습을 보인 점은 현재까지도 반성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그럼에도 이러한 내용의 기사를 읽고 관련 선수들이 큰 상처를 입었을 것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이에 대해서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통해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자 노력하는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브래드버리 선수를 언급하며 제가 올림픽 경기 때 의도적으로 넘어진 것처럼 서술한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밝히고자 한다"며 " 올림픽 결승에서 제가 일부러 넘어진다거나, 이 과정에서 다른 선수를 넘어뜨려야겠다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한 적이 없고, 실제로도 그런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았다"고 연신 강조했습니다.
심석희는 "제가 고의로 최민정 선수를 넘어뜨리지 않았다는 것은 전문가들의 조사를 통해서 충분히 밝혀질 수 있는 분명한 사실"이라며 "제가 개인적으로 주고 받은 메시지 내용과 그로부터 수일이 지나서 이루어진 경기 결과 사이에는 아무런 관련성도 없으며, 이를 연관 지음으로써 마치 제가 일부러 경기에서 넘어지고 다른 선수와 부딪힌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주장임을 다시 한 번 말씀드린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심석희를 대표팀에서 분리 조치했습니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심석희를 포함한 대표팀 선수 및 코치들과 협의를 통해 지금 분위기에서 함께 훈련하는 게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선수들의 심리적인 안정을 위한 분리 조치로 심석희가 진천선수촌에서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주부터
빙상연맹은 조속하게 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건의 실체를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을 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