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걸린 건 주인인데 반려동물 17마리 살처분…"비과학적 처사"

베트남서 개 16마리 고양이 1마리 살처분 뒤 소각

↑ 오토바이 한대에 나눠 탄 팜 민 흥의 가족과 반려견들 / 사진 = VN익스프레스

베트남에서 주인이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이유로 반려동물 17마리를 살처분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dpa통신과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베트남의 한 시골 마을 보건당국은 49세 팜 민 흥의 일가족 5명이 모두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자 반려 동물인 개 16마리와 고양이 1마리를 살처분한 뒤 소각했습니다.

베트남 남부 롱안성에서 벽돌공으로 일하고 있는 판 민 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생계가 어려워지자 처남댁의 고향인 까마우성으로 향하던 길이었습니다. 오토바이 한 대에 짐을 포함해 반려견까지 싣고 이동하는 사진은 현지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약 300km가량을 이동한 이들 가족은 지난 8일 까마우성으로 들어오던 중 검역소에서 실시한 코로나19 검사에서 모두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에 보건당국은 이들을 인근 병원에 격리 조치했으며, 가족이 데리고 온 반려 동물 17마리는 살처분 했습니다.

해당 지역의 인민위원회는 “두 가족이 데리고 온 반려동물 중 한 마리가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에 감염됐고, 이들 가족의 동의를 얻어 살처분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해당 사건이 SNS를 통해 베트남 전역에 알려지며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뚜언 응우옌 호주 시드니기술대 교수는 "지금까지 개가 사람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과학적 증거는 나온 적이 없다"며 "개를 살처분한 것은 비과학적 처사"라고 비판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