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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금 수억 날린 2030 수두룩…'보증금 먹튀' 악성 임대인 심각

신동규 기자l기사입력 2021-10-10 11:18
악성 임대인 먹이 된 2030들
청년 임차인 전세금 2,877억 원 못 받아
서울 강서·양천 등 빌라 밀집지 다수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의 모습 / 사진 = 매일경제
↑ 서울 강서구 화곡동 일대의 모습 / 사진 = 매일경제

#. 서울 관악구에서 전세 물건에 입주한 한 30대는 보증금 4억 9천만 원을 임대인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 경기 일산 서구의 30대 전세 세입자 3명 역시 4억 원의 보증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 인천 남동구 전세에 들어간 20대 청년은 전세금 3억 8천만 원을 돌려받지 못했습니다.

소위 '갭투기꾼' 이라 불리는 악성 임대인으로부터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 가운데 67.6%가 2030 등 청년세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년 세입자 피해는 서울 강서구에서 두드러졌는데, 빌라가 많은 화곡동에서 30대 413건, 20대 85건의 피해가 집중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양천구 신월동에서도 30대 126건, 20대 21건의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경기 부천과 서울 금천구, 구로구도 피해가 집중됐습니다.

10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에게 제출한 '집중관리 다주택채무자 현황'에 따르면 수백억 원대의 전세보증금을 '먹튀'하고 연락두절 등으로 상환의지 조차 없는 악성임대인, 이른바 '갭투기꾼'이 2021년 8월 기준 129명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들의 보증금 미반환 사례는 2,160건으로 세입자의 피해액은 4,284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피해 사례 2천여 건 가운데 2030 청년 세대는 1,459건으로 67.6%였으며, 피해액 규모 또한 2,877억 원으로 전체 피해액의 67.1%였습니다. 평균 피해액은 1억 9,718만 원이었습니다. 독립된 성인으로서 새롭게 자신의 인생을 꾸려갈 청년들이 출발선에서 치명적인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된 것입니다.

특히, 30대의 경우 피해 건수 1168건, 피해금액 2,318억 원으로 전체 연령대 가운데 피해 빈도와 규모 모두 가장 많았습니다. 20대는 사고 건수는 291건, 피해액은 559억 원이었습니다. 40대는 30대 다음으로 피해가 컸는데, 피해 건수 443건, 피해액 874억 원이었습니다.

악성 임대인 129명 가운데 미회수 채권이 가장 많은 사람은 이 모 씨로, 전세금 281건·570억 2천여만 원을 세입자에게 반환하지 않았습니다. 진 모 씨는 183건, 340억 8천여만 원의 피해를 끼쳤고 정 모 씨는 108건·241억 6천여만 원을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 / 사진 = 김상훈 의원실
↑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 / 사진 = 김상훈 의원실

김상훈 의원은 "HUG의 통계에 잡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보증보험에 의해 추후 대위변제라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보험 조차 들지 못해 경매와 가압류 등의 불편과 고통을 겪는 청년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짐작된다. 향후 갭투기꾼 공개법

등을 마련, 계약전에 임대인의 위험도를 인지하고, 피해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HUG는 올해부터 전세보증보험 채무자 가운데 대위변제 건수가 3건 이상이고, 미회수액이 2억 원이 넘으며, 상환이력이 부족한 임대인을 '집중관리 다주택채무자(악성임대인)'로 규정해 별도 관리하고 있습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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