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 에너지 위기 지적하며 "올겨울은 매우 추울 것"
↑ 사진 = pixabay |
전 세계에 에너지 대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제 규모가 큰 주요국이 '위드 코로나' 정책을 진행하면서 경기가 급속히 회복되는 가운데 탄소 중립 정책과 중국·호주 간 무역분쟁 등이 겹쳤기 때문입니다.
특히 에너지 수요가 많은 겨울철을 앞두고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한꺼번에 폭등했습니다. 이에 현재 중국에서 일어나는 대규모 정전 사태나 물가 인상 도미노 현상이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집니다.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배럴당 40달러대 초반이던 브렌트유 가격은 현지 시간 4일 81.47달러까지 폭등했습니다.
브렌트유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8년 이후 약 3년 만입니다. 같은 기간 석탄가격은 톤당 57.7달러에서 246달러로 300% 이상 급등했습니다. 천연가스 거래 가격도 100만 Btu(열량 단위)당 2.62달러에서 5.83달러로 2배 넘게 올랐습니다.
지난해 초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로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급락했던 주요 에너지 가격이 경기 회복 기미를 보이자 반등한 것입니다.
여기에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중국 등 주요국들이 추진하는 탄소중립 정책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는 탄소중립 정책은 역설적으로 중국·인도 등 화석연료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심각한 전력난과 석탄·석유 등 주요 화석연료 가격 폭등을 불렀습니다.
풍력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대부분 국가에서 발전 비중이 크지 않고 에너지 효율도 떨어집니다. 아직 화석연료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임에도 빠른 속도로 탄소중립을 밀어붙이다 보니 부작용이 생겼다고 분석됩니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중국은 전체 전력의 약 68%를 화력 발전에 의존합니다. 풍력과 태양열, 원자력 등의 비중은 3~6%에 불과합니다.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까지 앞둔 중국이 다양한 정치적 목적으로 탄소중립 정책을 밀어붙이다가 대규모 전력부족 사태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은 주요 석탄 수입국이던 호주와 코로나19 기원 조사를 둘러싸고 감정적으로 대립했습니다. 이에 호주산 석탄 수입이 막혔고, 중국은 올해 들어 대체 연료인 천연가스 수입량을 급격히 늘렸습니다.
2020년 말 기준 액화천연가스(LNG) 수입량 순위는 일본, 중국, 한국 순이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중국이 일본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습니다. 이처럼 탄소중립 정책을 추진하는 주요국들이 상대적으로 '깨끗한 연료'로 인식되는 LNG 수입에 열을 올리면서 LNG 가격은 치솟았습니다.
유로뉴스는 최근 동아시아와 유럽의 천연가스 쟁탈전이 격화하며 유럽 내 천연가스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올라 올겨울 유럽 소비자들이 비싼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9월부터 본격화하기 시작한 중국의 전력난은 사정이 비슷한 인도까지 번질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인도 전력부는 지난 1일 기준 화력 발전소 135곳의 석탄 재고가 나흘 치밖에 남지 않아 심각한 전력 위기에 직면했다고 밝혔습니다.
인도가 생산하는 전체 전력 가운데 석탄 화력 발전소가 약 66%를 차지합니다.
특히 인도는 최근 수개월 동안 중국과 유럽에서 수입량을 급격히 늘렸습니다. 국제 석탄가격이 크게 오르자 석탄 수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고, 이 탓에 위기가 가중됐습니다.
인도가 직면한 전력난은 대규모 정전 사태와 전기료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망했습니다.
오로딥 난디 노무라증권 인도 이코노미스트는 "인도의 전력 부분은 일종의 '퍼펙트 스톰'에 직면해 있다"며 "수요는 높지만 인도산 석탄 공급은 충분하지 않고, 그렇다고 수입산 석탄을 비축해놓지도 않은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주요 발전 연료인 천연가스 대부분을 러시아 등지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는 유럽 상황도 심각합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럽에서 천연가스 가격은 약 280% 폭등했습니다. 약 100% 오른 미국보다 상승률이 가파릅니다.
↑ 인플레이션 우려 커지는 유럽 / 사진 = AP |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에너지 가격은 각종 물가 상승을 부추겨 심각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서는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29년 만에 최고치인 4.1%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일부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을 벌였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말까지 유로존 물가상승률이 유럽중앙은행 목표치의 2배인 4%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지 시간 3일 포브스는 '겨울이 온다: 에너지 재앙 피할 수 있나?'를 제목으로 한 기사를 올렸습니다. 기사에서 뱅크오브아메리카를 인용하며 올겨울 원유 가격이 배럴당 10
포브스는 특히 풍력과 태양광 발전 의존도를 높이기 위해 석탄 화력 발전소 수백 기와 가스 화력 발전소 수백 기를 너무 일찍 폐쇄한 점이 올해 서유럽 에너지 위기를 이끌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올겨울이 매우 추운 겨울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