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중 조치하지 않으면 횡포 심해질 것"
↑ 건설현장의 모습. 기사와 직접 관련은 없음. / 사진 = 매일경제 |
# 1.
2019년 10월 국내 A 공사현장에서는 노동조합원들이 타워크레인 노조원 채용과 작업구역 확장을 요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협력업체 소장을 폭행하고 외국인 근로자를 상대로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인근 학교에서는 수업방해로 민원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 2.
2020년 3월 B 산업단지 조성공사 현장에서는 노동조합원들이 보통 하루에 30만 원 수준인 덤프 임대료로 35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장비 배차권을 요구하고, 하도급업체 현장소장과 임금협상 교섭을 하다 음료수 병을 던져 부상을 입히기도 했습니다. 현장소장은 눈 주위에 타박상을 입었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의원(국민의힘, 대구 서구)이 입수한 '건설노조 불법행위 유형 및 실제 조사사례'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건설현장에서 건설노조에 의해 피해를 받은 사례는 12개사 23개 현장에서 47건으로 조사됐습니다.
건설현장에 폭행과 협박, 욕설, 고성, 현장 출입봉쇄, 작업방해 등이 심각하다는 지적입니다. 조사는 지난해 상반기 대한건설협회가 익명으로 접수를 받아 진행했습니다. 김상훈 의원실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구체적인 사업장이 공개될 경우 노조의 보복을 두려워해 공론화를 꺼린다. 조사 결과도 어렵게 받아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현행 채용절차법은 채용에 관한 부당한 청탁, 압력, 강요 등의 행위를 하는 경우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9월까지 해당 법 적용으로 건설노조가 처벌 받은 사례는 1건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2019년 국정감사에서 “(건설)현장에서 불법행위를 발견할 때는 엄중 처벌”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나 국토부가 설치한 '건설산업 노사정 갈등 해소 센터'에 신고된 내용은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건설현장에 대한 실태조사는 단 한 차례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 / 사진 = 김상훈 의원실 제공 |
김상훈 의원은 "주무부처인 국토부가 사실상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실제 사례는 더 많을 것으로 추측되는데 철저하게 진상을 조사해 엄중하게 조치하지 않는다면 도 넘는 횡포는 점점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