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 분노 자아낸 '퇴직금 50억' 논란
↑ 곽상도 전 의원(왼), 성균관대학교 재학생이 올린 글(오) / 사진 = 연합뉴스, 청년행동 제공 |
'아들 퇴직금 50억' 논란에 휩싸인 곽상도 전 의원이 국민의힘을 자진 탈당하고 의원직도 내려놓는 등 대선 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초강수를 펼쳤지만, 2030 청년들의 박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청년단체 '2022 대선대응 청년행동'은 오늘(2일) 성균관대학교 20학번 재학생으로부터 기고 글이 왔다며 이를 공유했습니다. 성균관대 재학생 A씨가 선배인 '79학번 곽상도' 전 의원에게 보내는 글입니다.
A씨는 "선배님의 아드님께서 모 자산관리 회사로부터 50억 원을 받았다고 들었다"며 "선배님께서는 그게 열심히 일하다가 몸이 상한 아들의 보상금이라고 해명하셨지만, 그것은 누구도 믿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변명은 그 정도만 하라"며 일침을 가했습니다. 이어 A씨는 "상식적으로 어떤 회사가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그것도 말단 직원에게 그 커다란 금액을 안기냐"며 "그것은 선배님의 아드님의 능력이 출중하기 때문도, 모 자산관리 회사의 마음이 따뜻하기 때문도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곽 전 의원 아들 곽병채 씨가 받은 50억 원의 이유에 대해 A씨는 "선배님이 대구지검 서부지청장과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민족 성대의 자랑스러운 아웃풋’인 까닭이다. 그리고 50억을 받은 곽 씨는 그런 아버지의 아들인 까닭"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아르바이트로 월 30만 원을 받으며 일한다. 다행히 저는 부모님과 함께 살기 때문에 못 살겠다 싶을 정도로 힘들지는 않다. 제 처지보다 조금 낫거나, 아니면 이보다 못 한 처지에 놓인 청년들이 대다수일 것이다"라며 "아드님은 겨우 1억 원을 모으기 위해 주식이니, 비트코인이니 하며 아등바등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얼마나 우스워 할까? '자랑스러운' 아버지만 있으면 그 돈은 단지 용돈에 지나지 않는데 말이다"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A씨는 "저도 노력하면 선배님의 아들처럼 될 수 있냐"며 "1년에 4천만 원을 번다고 했을 때, 100년 동안 숨만 쉬고 이 돈을 모아도 그렇게 될 수 없을 것 같다. 아니, ‘연봉 1억원’을 벌어도 족히 70년 이상은 걸릴 것이다"라고 울분을 토로했습니다.
또 "아, 제 능력이 부족한 까닭이겠다. '부모도 능력'이니까. 아무리 땀 흘려도 키울 수 없는 능력"이라며 "아무래도 이번 생에는 안 되겠다. 기도나 해야겠다. 다음에 태어날 때는 선배님의 아들로 태어나게 해 달라고. 아빠가 동문이면 참 좋겠다. 게다가 선배님 같은 '자랑스러운' 동문이라면"이라고 거세게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성균관대 뿐만 아니라 연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건국대학교 등 대학 곳곳에서 곽 씨가 받은 퇴직금 50억 원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쏟아졌습니다. 대학생들은 "저도 6년 간 열심히 일하면 50억 받을 수 있나요?", "당신이 '오식억 게임'을 즐기는 동안 청년들은 죽어가고 있었다" 등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 여러 대학교에 붙은 곽 의원을 성토하는 대자보 / 사진 = 청년행동 제공 |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