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객 폭행에도 꾹 참은 태권도 관장
"여전히 트라우마로 고통 받고 있다"
"여전히 트라우마로 고통 받고 있다"
↑ 태권도 관장 A씨가 학생들로부터 받은 편지 / 사진 = 보배드림 |
"관장님이 아저씨한테 맞을 때 되게 속상했어요"
"관장님, 어제 있었던 일 괜찮으세요?"
"관장님, 대처를 침착하게 잘하시는 게 정말 멋졌어요"
부산의 한 태권도 관장 A씨가 학생들에게 받은 응원의 편지 내용입니다.
앞서 A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4시 10분쯤 태권도장 건물 앞에 세워둔 차량 근처에서 취객에게 '묻지마 폭행'을 당했지만 자신을 보고 있던 학생들을 생각해 맞대응하지 않았습니다. A씨는 당시 "태권도 관장이 사람을 때리면 안 될 것 같아 화는 났지만 입술 꾹 깨물며 참았다"면서 "늘 믿고 따르던 관장이 저렇게 맞기만 하고 공격을 못하고 있으니 ‘우리 관장님은 왜 안 때리냐’며 울먹였던 아이들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사건이 있고 난 후 A씨에게 학생들의 응원의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를 알리면서 "우리 사랑스러운 아이들이 작성해준 손편지에 감동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연필로 꾹꾹 눌러 쓴 편지에는 아이들의 따뜻한 마음이 그대로 담겨있었습니다.
한 학생은 "뉴스를 보며 굉장히 속상했어요. 또 맞고만 있었다는 것에 화가 났고 관장님의 입장에선 분할 것 같았어요"라고, 또 다른 학생은 "관장님이 맞은 게 다시 봐도 끔찍해요. 대한민국 법만 아니면 그 아저씨가 잘못했다고 빌 정도인데"라며 A씨를 위로했습니다.
또 "대처를 침착하게 잘 하시는 게 정말 멋졌어요. 관장님께서 저희를 생각하면서 참았다고 하시니깐 너무 감동 받았어요. 관장님, 머리도 아프고 입도 아프실텐데 5부 차량까지 해주시고 정말 대단해요."라고 감사를 표하는 학생도 있었습니다.
A씨는 폭행 사건으로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A씨는 "밤새 잠을 잘 수도 없었으며 불안감과 공포감, 자괴감이 밀려오면서 하루를 꼬박 지새웠다"며 "어제는 몸과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정신적인 트라우마가 심해 집사람과 함께 이때까지 살면서 처음으로 정신의학과에서 진료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정신과 선생님께서 '무슨 힘든 일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을 하자 감정이 북받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고도 했습니다.
또 A씨는 "폭행과정에서 얼굴 상처가 생겨서 성형외과에서 진료 받고 있다"며 "제일 충격이 컸던 머리쪽 CT촬영을 하였으나 충격에 대한 타박이고 큰 이상 없다는 소견을 받았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아울러 "형사과를 찾아가서 담당 형사님을 뵙고 2시간 정도 진술서를 작성했다"며 "형사님께 엄격한 법에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습니다.
↑ A씨가 '묻지마 폭행'을 당하는 모습 / 영상 = 보배드림 |
한편 A씨를 폭행한 남성은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귀가 조치됐습니다. 해당 남성은 A씨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폭행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