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된 반려동물 상당수 죽거나 바이러스에 감염
중국서 '반려동물 랜덤박스' 사건 끊이지 않아
"구매과 판매 행위 모두 생명 경시하는 것"
중국서 '반려동물 랜덤박스' 사건 끊이지 않아
"구매과 판매 행위 모두 생명 경시하는 것"
↑ 중국서 발견된 반려동물이 들어있는 박스 / 사진=Xinmin Evening News |
중국에서 반려동물이 들어있는 택배 상자가 아파트 입구에 버려진 채 무더기로 발견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지난 21일 중국 상하이시 자딩구 러후이에 소재한 한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반려동물 100여 마리가 든 상자들이 발견됐습니다.
↑ 중국서 발견된 반려동물이 들어있는 박스 / 사진=Xinmin Evening New |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시체 썩는 냄새가 난다”, “박스 속에서 어린 고양이와 강아지 비명 소리가 난다”고 관할 파출소에 신고하면서 구조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자 속에는 무려 100마리 이상의 개와 고양이 등이 있었고 출동한 관할 파출소 수사 결과 이날 발견된 택배 상자 속 동물은 일명 ‘랜덤뽑기’로 불리는 반려동물 택배 상자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최근 중국에서는 구매자가 주문 당시 어떤 동물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는 채로 상자를 구매하는 '랜덤 뽑기 반려동물 상자'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이날 아파트 입구에서 발견된 상자 속 반려동물은 모두 1개월 미만의 새끼들로 반려묘 71마리, 반려견 36마리 등이 포함됐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죽거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였으며 생명이 위중한 상태의 반려 동물은 인근 동물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베이징 비즈니스 데일리는 파출소 관계자가 출동 직후 이 지역 관할 택배 기사를 연행하고 택배 상자 속 반려동물을 방치한 혐의로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 이 지역 자원봉사단체와 공동으로 택배 상자 속 동물 총 70마리의 반려동물을 구조했습니다.
구조 직전 파출소 측은 반려동물 랜덤 박스를 주문한 주인들에게 동물들에 대한 소유권 포기 각서를 확보한 뒤 합법적인 방법으로 구조에 나섰다고 설명했습니다. 사건 다음날 관할 파출소 측은 당시 구조된 반려동물 모두 해당 아파트 주민들에게 입양 절차가 완료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 사진=상하이 TV 방송국 뉴스 스퀘어 |
한편 중국에서는 이러한 반려동물 랜덤박스 주문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작년 10월에는 허난성의 한 물류 창고에서 강아지, 고양이, 햄스터, 토끼 등 5,000마리의 반려동물이 들어있는 택배 상자가 무더기로 발견됐고 그 중 4000여 마리가 죽은 상태였습니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중국 당국은 지난 5월 중국 유통법상 살아있는 동물을 수하물에 담는 것을 금지하는 항목을 법조항에 포함시켰지만 온라인 상 ‘랜덤뽑기’ 행위는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 구조에 참여했던 한 자원봉사자 원 모 씨는 “반려동물 랜덤뽑기는 판매와 구매 행위 모두 생명을 경시하는 잔인성에 기반을 둔 것”이라
또 베이징의 한 변호사는 "현재 관련 과태료가 부과되고 있음에도 당국의 집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동물을 운송할 때 동물복지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정다빈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jdb981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