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작전사령부 "소대장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오늘(18일) '항공작전사령부 예하부대 소대장 막말'이라는 제목의 제보가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항공작전사령부 소속 병사로 소개한 제보자는 "병사들에게 인격적·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고 병영 분위기를 저해하는 소대장을 제보한다"고 운을 뗐습니다.
제보자에 따르면 2월과 6월, 그리고 7월에도 소대장의 막말이 계속됐습니다. 제보자는 "훈련 도중 부상을 입은 병사들이 많아지자, 정신 전력 교육 시간에 '너네가 개복치냐, 왜 이렇게 환자가 많냐'며 부대원들에게 언성을 높였고, 병사들을 작은 자극에도 쉽게 죽어버린다고 알려진 개복치에 비유했다"며 "이를 중대 '마음의 편지'에 호소했지만 이후 소대장의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소대장은) 병사들이 보급 받는 디지털 무늬 티셔츠는 속옷이며, '상반신에 디지털 티만 입는 것은 여자가 비키니만 입고 돌아다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디지털 티를 입고 다니던 병사들을 비키니만 입고 다니는 변태로 취급했다"고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휴일에도 디지털 티가 보이도록 입어서는 안되며, 명령을 어길 시 징계하겠다고 부대원들에게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때문에 병사들이 사비로 PX에서 티셔츠를 구매해야 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제보자는 "육군본부 인권존중센터 상담에 따르면 디지털 티만 입고 다녀서는 안 된다는 규정은 없으며, 속옷이라는 말은 더더욱 없다고 한다"며 "저희 중대처럼 통제하는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7월에는 관물대 개인물품 보관함을 열어보라는 소대장의 지시가 있었다고 합니다. 병사들이 난처해 하자 소대장은 "내가 여자라서 그러는 거냐, 그렇다면 남자 간부들을 시켜서 다 열어보게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제보자는 "특별한 이유 없이 점호 도중 갑자기 벌어진 일"이라며 "개인물품함을 특별한 사유 없이 모두 열어보라고 하는 것은 사생활 침해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소대장은 입었던 속옷이 들어있던 한 병사의 빨래 바구니를 들춰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빨랫감을 손으로 집어 올려 저녁 점호를 받고 있었던 다른 병사들에게 보여줬다고 제보자는 전했습니다. 제보자는 "같은 남자 간부들도 이러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며 "이에 대해 병사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규정 상 어쩔 수 없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멀리서 육안으로만 확인하겠다'라는 식의 공지만 게시판에 붙고 끝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제보자는 "(소대장이) 단체생활에 대해 강조하며 '너네가 군대에 왔으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한다. 이게 싫으면 군대 오지 말았어야지. 어떻게든 방법을 구해서 능력껏 군대 뺐어야지'라고 했다"며 "그 순간 병사들은 의욕을 잃었다"고 말했습니다. 덧붙여 "청춘 바쳐 끌려온 병사들에게 그게 소대장이 할 말이냐"며 "능력이 없어서 군대 못 뺀 병사들이 잘못한 거냐"고 반문하기도 했습니다.
이 같은 군대 내 상황을 전하며 제보자는 "(해당 상황과 관련해) 자리에 있던 병사들에게 사과하거나 상세하게 설명하는 일은 없었다"며 "앞서 언급된 언행들이 부적절했다고 간부회의에서 인정됐을 때도 병사들 앞에서 자신의 지시를 철회하거나 미안함을 표현한 적은 없었다"고 분노했습니다. "자신이 적법한 지시를 내리고 있는지도 신경 쓰지 않고, 폭언을 일삼는 소대장 때문에 병사들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했다"며 울분을 토
이에 항공작전사령부 측은 "(소대장이) 부대원들에게 일부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을 확인했고 사기저하와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언행에 대해 해당 소대장이 사과와 재발 지를 약속했다"며 "향후 유사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원활한 의사소통과 부대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