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죄송하다" 유서 발견
서울 마포 맥줏집 사장님도 숨져
코로나19 따른 영업제한 정책 '시름'
서울 마포 맥줏집 사장님도 숨져
코로나19 따른 영업제한 정책 '시름'
전남 여수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던 A 씨가 경영난을 호소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습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벼랑 끝 몰린 자영업자들
오늘(13일) 경찰에 따르면 어제(12일) 오전 11시 40분쯤 전남 여수의 한 치킨집 사장 A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A 씨가 남긴 유서에는 '경제적으로 힘들다.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외부 침입 흔적이 없고 유서가 발견된 점 등을 고려해 타살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최근 경영난 등에 따른 자영업자의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면서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A 씨에 앞서 서울 마포에서 23년째 맥줏집을 운영하던 B 씨도 지난 7일 자택 원룸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B 씨는 한때 매장을 4개까지 운영했으나 2년 동안 이어진 코로나19에 따른 영업 제한 정책으로 가게를 1개로 줄이는 등 경영난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월세 1천만 원과 직원들의 월급을 감당하지 못할 지경에 이른 B 씨는 숨지기 전 살던 집의 원룸을 빼 직원들의 월급을 충당하기도 했습니다.
숨진 B 씨의 휴대전화에는 채권을 요구하거나 집을 비워달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들이 와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B 씨의 빈소에는 고인과 함께 일한 직원들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온라인 추모 공간도 "감사했다"는 글로 채워졌습니다.
A 씨와 B 씨의 소식이 전해지자 회원 수 82만여 명의 인터넷 자영업자 카페에선 "눈물이 복받친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등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왔습니다.
"영업제한 풀어달라"…"정책금융 확대 등 고려 중"
한편,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한 달 재연장하자 자영업자들은 지난 9일 정부에 영업시간·인원 제한 폐지 등을 요구하며 "생계의 벼랑 끝까지 몰려있다"라고 호소했습니다.
실제로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코로나 발생 이후 자영업자는 지난 1년 6개월간 66조 원 이상의 빚을 얻었으며 45만 3천 개의 매장이 폐업했습니다.
이에 어제 정부 고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 부분을 어떻게 지원해야 할지 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민 정책금융 확대,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정책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러한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