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 홀서 날아온 공에 맞아 전치 4주…법원 "무죄" 이유는?

재판부 "주의 의무 다했다면 책임 없어"

골프 경기 중 옆 홀에서 날아온 공에 맞아 부상을 입었더라도 골프장이 주의 의무를 다 했다면 무죄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오늘(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의정부지법 형사5단독 박수완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골프장 안전 업무 담당자 53살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피해자 59살 B 씨는 2018년 6월 2일 오후 경기 가평 지역의 한 골프장에서 동반자들과 경기를 즐기다 7번 홀을 지날 무렵 갑자기 날아든 공에 가슴 부위를 맞고 가슴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4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조사 결과 B 씨가 맞은 공은 바로 옆 6번 홀에서 날아온 것으로, 6번 홀 티박스에서 친 공이 약 210ｍ를 날아가 B 씨의 가슴을 타격한 것이었습니다.

B 씨는 이 골프장을 고소했고, 안전 업무 담당자인 A 씨는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업무상 과실치상)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러나 A 씨는 "직원들에게 정기적으로 안전 교육을 하고 사고 당시에도 공이 예상하지 못한 방향을 날아가자 경기보조원 등이 '볼'이라고 외치는 등 업무상 요구되는 주의 의무를 다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법정에서 채택된 증거들도 A 씨의 주장을 뒷받침했고, 이에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로는 피고인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피해자가 다쳤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안전 등의 업무를 총괄할 뿐 손님을 직접 인솔하거나 경기 진행을 보조하지 않았다"며 "피고인의 업무에 비춰 경기마다 타구의 진행 방향을 예측해 인접 홀에 주의하도록 알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라고 부연했습니다.

[차유채 디지털뉴스 기자 jejuflowe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