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침해로 악명높은 이란의 한 정치범 교도소에서 수감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CCTV 영상이 유출됐습니다.
이란 교정 당국은 부인할 수 없는 인권 침해의 증거가 나오자 결국 사과했습니다.
전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뼈가 앙상하게 드러난 채 의식을 잃은 수감자를 교도관들이 끌고 갑니다.
손이 묶여 저항할 수 없는 수감자를 사정없이 때리기도 합니다.
심지어 교도관끼리 서로 주먹질을 하며 다투거나, 한 남자가 주먹으로 거울을 깨고 자해 소동을 벌이는 모습까지도 보입니다.
모두 올해, 또는 지난해 촬영됐습니다.
한 해커 단체가 "정치범들이 석방될 때까지 싸우겠다"며 이란 테헤란의 에빈 교도소를 바이러스로 공격해 빼낸 영상입니다.
에빈 교도소는 양심수와 정치범 수용시설로 알려졌는데, 1970년대부터 인권 침해로 악명을 떨쳤습니다.
2009년에는 체포된 반정부 시위대 가운데 다수가 교도소 안에서 숨졌다고 알려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1월 유엔은 "수감자들이 학대받는 것은 물론, 코로나19 검사나 치료를 거부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란 당국은 오랫동안 교도소 내 인권 침해 의혹을 부인해 왔습니다.
하지만 영상이 만천하에 공개되면서 이란 교정국장은 끝내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며, 재발하지 않게 책임자를 조사하겠다"며 사과했습니다.
MBN뉴스 전민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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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송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