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망인 대상 폭행·사살도
유명 앵커 정직 "탈레반, 변하지 않았다"
↑ 부르카를 입은 여성들 / 사진=로이터 통신 |
아프가니스탄을 재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언론에 천명했지만 부르카를 입지 않은 여성을 사살하는 등 잔혹 행위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 탈레반, 부르카 미착용 여성 총살 / 사진=폭스뉴스 홈페이지 캡처 |
현지 시각으로 17일 폭스뉴스는 아프가니스탄 타하르 지역의 한 여성이 부르카를 입지 않고 외출했다가 무장 세력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매체는 한 남색 원피스 차림의 여성이 피투성이가 된 채 숨져 있고, 부모와 주변 사람들이 여성을 끌어안은 채 비통해 하는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탈레반 정치국 대변인 수하일 샤힌이 영국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여성들이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을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천명했지만 비극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에 아프간인들은 탈레반이 주장하는 온건 통치에 회의적이라고 폭스뉴스는 전했습니다.
이날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는 여성들이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라'는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탈레반을 향해 “우리는 우리의 권리, 사회 보장, 노동권, 교육권과 정치 참여권을 원한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아프간 정부 통신사에서 근무하는 여성 타마나 바하르는 17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들과 함께 사느니 죽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한 뒤, 무장한 남자들이 거리를 메우고 총을 쏘며 여성의 사진을 찢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탈레반이 집을 수색하고, 결혼을 강제하거나, 경미한 범죄를 들어 돌로 치는 형벌을 가할까 늘 두려움에 떨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엔난민기구에 따르면 미군의 퇴각이 기정사실화한 지난 몇 달간 25만 명의 아프간 사람들이 집을 떠나 난민의 삶을 택했습니다. 이들 가운데 80%는 여성과 어린이입니다.
앞서 지난달 12일 미망인을 폭행한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아프가니스탄 북부 파르얍 지방에 살고 있는 미망인 나지아(45·가명)는 탈레반의 폭행에 사망했습니다.
당시 탈레반 전사들이 그의 집 대문을 두드렸고 이들은 “전사 15인분의 음식을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 요구는 사흘 간 이어졌습니다.
나흘째 되던 날 나지아가 “나는 가난해서 요리를 해줄 수가 없다"고 하자 이들은 나지아를 폭행했습니다. 그를 지켜본 딸 마니자는 “그들은 엄마가 넘어지자 AK47 소총으로 엄마를 마구 때렸다, 내가 ‘그만 두라’고 고함치자 잠시 구타를 멈추더니 수류탄을 던지고 사라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나지아는 그렇게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사망했습니다.
↑ 과거 자유로운 복장을 입은 여성들이 카불 시내를 거닐고 있다 / 사진=미러 |
CNN은 현지 시각으로 17일 아프간 여성에게 부르카는 ‘갑작스럽고 절망적인 권리의 상실’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지배했던 1996~2001년, 그들은 여학교를 폐쇄하고 여성이 일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이후 2001년 미국이 아프간을 침공하면서 탈레반의 세력이 약화하자 아프간 여성은 일할 권리, 공부할 권리, 이동할 권리, 평화롭게 살 권리를 얻었습니다. 2009년에는 여성에 대한 폭력을 범죄화하는 법이 제정돼 강간과 혼인 강요를 불법화했고 교육 접근권과 일할 권리도 보장했습니다.
지난 17일 아
이날(17일)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따르면 아민은 "나는 일할 수 없게 됐다"며 "탈레반은 탈레반으로 그들은 변하지 않았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연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rajjy55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