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사람 모여있는 공원에서 남성 수백명이 묻지마 폭행
피해 여성 공중으로 던져대며 금품 갈취
파키스탄 야권지도자 "수치스럽다"
피해 여성 공중으로 던져대며 금품 갈취
파키스탄 야권지도자 "수치스럽다"
파키스탄의 한 공원에서 여성이 남성 수백 명에게 둘러싸여 묻지마 폭행을 당하고 금품을 갈취당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현지시간으로 17일, 파키스탄 현지 언론 데일리파키스탄, 던닷컴 등은 지난 14일 파키스탄 북동부 펀자브주 라호르에 있는 그레이터이크발공원에서 틱톡 영상을 촬영하던 한 여성이 수백 명의 남성들에게 폭행을 당하고 장신구 등을 빼앗겼다고 보도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날은 파키스탄 독립기념일로 약 4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고, 피해 여성도 친구 6명과 함께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공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폭행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이 SNS 상에서 확산되며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피해 여성을 둘러싼 수많은 남성들은 그를 더듬거나 잡아당기고, 머리 위로 들어 올려 공중에서 옮기기 시작합니다. 여성은 도와달라고 요청도 해보지만 폭행은 계속됩니다. 한 남성은 여성의 신발을 벗겨 집어던지기도 했습니다.
여성은 틱톡 영상을 촬영하는 도중 몇몇 젊은 남성들이 자신을 희롱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점점 모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친구들과 함께 달아나려 했지만 이미 수많은 군중들이 막고 있어 도망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상황을 지켜보던 공원 경비원이 주변 울타리 문을 개방해 그 문을 통해 나가려고 했지만 남성들은 계속해서 자신을 따라왔다고 덧붙였습니다.
여성은 “당시 300~400명 정도의 남성들이 있었다. 몇몇 사람들은 나를 도와주려고 했지만 나는 계속 공중으로 던져졌다”며 “그들은 내 몸을 더듬었고 옷이 찢어질 정도로 나를 밀고 당겼다”고 밝혔습니다. "나뿐만 아니라 내 친구들도 폭행을 당했고, 그들은 계속해서 폭언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귀걸이와 반지도 갈취당했고 여성의 친구 중 한 명은 휴대전화와 현금 1만 5000루피(약 23만 원)을 빼앗겼다고도 말했습니다.
해당 사건을 접한 펀자브주 대변인은 "매우 부끄러운 일이다. 영상을 통해 용의자를 파악하고 있다"고 밝히며 수사를 촉구했습니다.
국회 야권지도자 셰바즈 샤리프는 "여성들이 폭행당한 사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며 "최근 여성들을 대상으로 일어나는 사건·사고들은 뿌리깊게 박힌 사회 문제들을 보여준다. 수치스럽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파키스탄인민당(PPP) 의장도 "이건 우리 사회의 부패와도 관련 깊다. 파키스탄인을 수치스럽게 하는 사건이다. 책임자들이 모두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파키스탄 여성들이 불안을 느낀다. 모두의 안전과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는 게 우리의 책임"이라며 해당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전 부총리의 딸은 "여성들도 아이들도 성범죄로부터 안전하지 않다. 역겹고 부끄러운 현실"이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수많은 파키스탄의 정치, 연예, 문화계 인사들이 개인 SNS를 통해 피해 여성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과 무자비한 폭행을 가한 남성들에 대한 비판을 전하고 있습
한편, 현지 경찰은 "누가 무슨 행동을 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영상을 분석하고 있다"며 폭력, 절도, 불법 집회 등의 혐의를 들어 신원 미상의 수백 명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지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kimjihye613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