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장악 후 첫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고 했습니다.
탈레반 간부는 여성 앵커와 인터뷰를 하기도 했는데요.
이슬람 법 안에서 조건부로 변화하겠다고 천명했지만, 보여주기에 불과하다는 우려는 여전합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탈레반은 아프간 전쟁 종료를 선언하고, 사면령에 따라 전 정부나 외국 군대와 협력한 이들에게 복수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20년 전 집권 때와는 달라진 태도도 보였습니다.
▶ 자비훌라 무자히드 / 탈레반 대변인
- "샤리아 율법에 따라 여성 활동을 허용하겠습니다. 여성은 사회의 중요한 요소로 그들을 존중할 것입니다."
탈레반은 민간 언론활동도 독립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여성 권리 보장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않았고, 기자들의 활동은 국가의 가치에 반할 수 없다는 단서를 달았습니다.
외신들은 탈레반 대변인이 공식석상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며 정상국가로 인정받기 위한 행동이라고 전했습니다.
탈레반의 한 간부는 아프간 톨로뉴스의 여성앵커와 나란히 앉아 인터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보여주기에 불과하다는 우려는 여전합니다.
▶ 파슈타나 두라니 / 아프간 여성인권운동가
- "아프간 여성으로서 탈레반을 믿을 수 없습니다. 그들은 약속을 잘 지킨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탈레반이 새 정부 구성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아프간 정부 측의 저항 움직임도 나타났습니다.
암룰라 살레 제1 부통령은 가니 대통령의 해외 도피로 자신이 임시 대통령이라며, 탈레반에 대한 저항에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살레 부통령은 자신이 아프간에 머물고 있다고 밝혔는데, 정확한 소재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 [mbnlkj@gmail.com]
영상편집 : 유수진